"올해 철강경기, 다소 약세일것"
철강업계 '2007년 신년인사회 개최'


포스코 회장인 이구택 한국철강협회 회장은 8일 "세계 철강산업의 게임 룰이 바뀌는 과정에서 우리도 게임의 틀에서 벗어나 언제까지나 예외적인 존재일 수 없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이날 오후 역삼동 르네상스서울호텔에서 개최된 '2007년 철강업계 신년 인사회'에 참석, 인사말을 통해 "현재까지 우리나라는 통합화의 물결에서 비껴났으나, 후발주자까지 글로벌 통합화에 발벗고 나서는 작금의 흐름은 우리에게 변화를 강요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회장은 지난해 세계 철강업계를 '능곡지변(陵谷之變)의 해'로 표현하면서 "세계 철강업계 생산은 12억t을 넘었고, 아르셀로-미탈이 탄생하고 남미 CSN 및 인도 타타스틸이 유럽(코러스)을 겨냥하고 있다"며 "중국 역시 정부 주도하에 통폐합을 진행, 이제 중국의 1억t 시대는 시간문제"라고 짚었다.

그는 또 "일본 철강업계도 과감한 도전을 통해 경쟁력을 회복했고 세계 글로벌네크워크를 통해 양적 성장을 시도하고 있다"며 "규모, 원가, 품질, 네트워크 어느하나 소홀히 하면 생존하기 어려운 복합 경쟁시대가 도래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업의 생태계에서 오늘의 모습으로 내일도 생존할 수 있다는 보장은 없다"며 "통합화라는 새로운 패러다임 속에서 생존하고 지속 성장할 수 있도록 긍지를 모아야 하며, 철강업계가 과거 한국 경제의 고도성장을 견인한 것처럼 한층 업그레이드 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 회장은 올해 철강산업 전망에 대해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의 경기 둔화, 중국의 공급과잉 증대 압력 등으로 철강경기가 다소 약세일 것"이라며 "또한 국내 철강재 수요는 2.7% 늘어 5천20만t에 그치지 않을까 본다"고 내다봤다.

그는 "조선, 자동차 등은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하겠으나 전자, 건설 등의 부진으로 한계수요가 3.8% 증가하는데 그칠 것"이라고 덧붙이고 "이러한 환경 변화에 대응하자면 어느 해보다 정부와 업계가 공동노력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중국의 수출공세에 업계와 정부가 힘을 모아야 한다"며 "현재 중국 수출량의 22%가 한국에 유입돼고 있으나, 미국, 유럽연합(EU)의 중국산 수입 철강재에 대한 무역 규제조치 가능성으로 중국산 철강재 1천만t이 추가로 한국 등 아시아 지역으로 밀려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같은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생산성 혁신 및 가격 경쟁력 강화 노력은 물론 차별화된 고급화 전략으로 가야 할 것"이라며 "동시에 국내 수요산업의 고도화, 안정적 노사문화, 기업체질 강화 등이 당면 과제"라고 말했다.

이어 산업자원부 김종갑 제1차관은 "세계 철강업계 판도가 인수합병에 따라 대형 업체 위주로 가고 있으며, 기술에서 개도국이 빠른 속도로 따라오고 있다"며 "우리로서는 새로운 각오로 준비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김 차관은 "철강 수입이 국내 철강산업에 급격한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잘관리할 필요가 있다"며 "또한 철강업계가 신소재와 차별화된 고급소재를 많이 개발,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갖도록 더욱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철강업계 신년인사회에는 무역협회 이희범 회장, 산업연구원 오상봉 원장, 황경로, 정명식, 유상부 전 철강협회 회장, 포스코 윤석만 사장, 현대제철 박승하 사장, 동국제강 장세주 회장, 현대하이스코 김원갑 부회장, 동부제강 이수일 사장, 세아제강 이운형 회장 등 철강업계 관계자 200여명이 참석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범현 기자 kbeom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