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주 삼주산업 회장의 로비의혹 수사가 금융감독원과 감사원,검찰 등 대부분 사정당국을 망라할 정도로 확산되고 있다.

당초 김 회장이 구속된 혐의내용은 당좌수표 부도와 용인시 소재 토지의 사기 및 횡령 등 개인비리였으나 의혹이 눈덩이처럼 커지면서 '게이트'로 비화되는 양상이다.

검찰 수사는 우선 골드상호신용금고 인수 과정에서 로비 및 수사 무마를 시도했는지에 맞춰져 있다.

검찰 관계자는 "이근영 전 금감위 위원장이 거론돼 소환이 불가피하다"며 소환이 초읽기에 들어갔음을 시사했다.

김중회 금감원 부원장이 8일 밤 구속 수감됨에 따라 금감원의 다른 간부들을 겨냥한 수사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검찰도 수사 무마 의혹을 받고 있다. 김 회장은 2001년 대검찰청 범죄정보수사팀의 내사를 받을 당시 친분이 있던 K검사장을 통해 수사 무마를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수도권 지검의 H부장검사가 변호사 시절인 2001년 김 회장과 16억원대 돈거래를 한 사실도 있어 로비 관련 여부가 논란이 되고 있다. 검찰은 이와 관련해 내사를 벌인 적이 있어 당시 내사 결과도 주목된다. 이에 대해 H부장검사는 "내사로 종결된 사안"이라며 반박하고 있어 검찰이 정밀수사에 착수할지 관심이다.

2001년 국무총리실 조사심의관실 직원들이 당시 국세청 국장 L씨 등이 서울 강남의 단란주점에서 향응을 제공받으며 도박을 벌이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현장을 덮쳤으나 김 회장이 L씨와 국무조정실 직원 N씨를 통해 이를 무마한 정황도 드러나 있다. 검찰은 L씨의 소환도 검토하고 있다. N씨는 그러나 "당시 담당업무가 아니었다"고 해명하고 있다. 이 밖에 당시 정권 실세로 거론되는 H,P씨와 전 법무장관인 K씨도 김 회장의 '마당발 인맥' 리스트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수사 여부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김흥주씨는 누구

김흥주 삼주산업 회장은 정관계의 '마당발 인맥'을 이용해 유통 레저 금융업 등 다각도로 사업을 확장했으며 이 과정에서 문어발 로비를 벌인 의혹을 받고 있다. 경기 파주 출신으로 D대 영문과를 졸업한 김 회장은 그레이스백화점 임원 시절부터 법원ㆍ검찰ㆍ감사원ㆍ금융감독원ㆍ정치권 등 인사들과 교분을 맺으며 '45인회' 혹은 '사랑을 실천하는 형제들의 모임'으로 불리는 친목 모임을 주도했다.

'형제 모임'에는 신상식 금감원 전 광주지원장 외에 K검사장,H부장검사 등과 방송인 손모씨,탤런트 최모씨 등 연예인도 상당수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김 회장은 형제모임 가운데 핵심 인물들은 '8인회'로 별도 관리해왔으며 여기에는 검찰 간부 K,B,H씨,법원장급 판사 K씨,총리실 국장급 간부 H씨,감사원 간부 K씨,국정원 간부 K씨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 회장은 그러나 골드상호신용금고 인수 시도 과정에서 금품로비 의혹이 2002년 검찰에 포착되면서 내리막을 걸었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