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에 눈이 내린다.

가루처럼 흩날리는 눈은 어느새 함박눈으로 바뀌고 나뭇가지 위에 쌓인 눈꽃이 반짝반짝 빛을 내며 설국을 만들어 낸다.

슬로프는 축제 분위기로 들뜬다.

스키와 스노보더들은 자신들의 여정을 만들기에 여념이 없다.

이미 많은 이들이 지나간 자리지만 새하얀 눈은 다시 새 길을 만들고 새로운 세상을 연출한다.

눈은 스키어들에게 최고의 선물이다.

더군다나 슬로프에서 함박눈과 마주친다면,그 어느 영화 속 주인공보다 더 멋지게 눈 속으로 빨려 들어갈 게다.

숏턴으로 빠르게 다운힐을 하든지,롱턴으로 슬로프 좌우를 천천히 유영하든지,혹은 파우더스노에 묻혀 하늘에 시선을 맡겨 놓든지…. 모든 게 흥분이고 기쁨이며 자유다.

천연의 파우더스노,질 좋고 풍부한 온천,비행기로 한두 시간 정도면 갈 수 있는 가까운 거리가 특징인 일본 스키.일본 스키에서 후쿠시마는 아직 생소하다.

일본 스키하면 으레 나고야나 홋카이도를 떠올리기 때문.하지만 일본 스키투어를 계획하고 있다면 이젠 일본 고유의 모습을 간직한 후쿠시마(福島)로 떠나보자.




산과 계곡,호수가 조화를 이룬 후쿠시마에는 반다이산(해발 1819m)을 비롯한 산악지대에 25개의 크고 작은 스키리조트가 들어서 있다.

이곳 스키장들은 일본 어느 스키장 못지않은 천연 설질을 자랑한다.

온천 또한 수질이 뛰어나 많은 사람들이 즐겨 찾는다.

무엇보다 반다이산을 중심으로 펼쳐진 눈 쌓인 장엄한 산맥과 드넓은 이나와시로호수를 보면서 자유롭게 다운힐한다는 것 자체로 후쿠시마 스키의 매력은 충분하다.

반다이산을 비롯 세 개의 산을 중심으로 29개 슬로프가 펼쳐진 아르츠반다이 스키리조트는 후쿠시마는 물론 도후쿠(東北)지방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아르츠반다이는 '플레이어 서포터'를 모토로 한다.

스키어와 스노보더들의 천국을 지향한다고나 할까.

최고 높이 1280m에서 시작되는 중상급자 코스.리프트에서 내려 구름 아래 펼쳐진 이나와시로호수를 보면 탄성이 절로 나온다.

구름 위에서 활강하다 호수로 빨려들어가는 느낌이다.

발아래 여러 갈래로 펼쳐지는 중상급 슬로프들.이들 슬로프는 넓고 다양해 거침없이 다이내믹한 카빙스키를 즐기기에 너무 좋다.

아래쪽 패밀리코스는 슬로프 경사가 완만해 초보자나 가족단위 스키어에게 알맞다.

아르츠반다이의 또 다른 자랑거리는 스노보더들을 위한 갖가지 아이템 시설.하프파이브나 파크 등 수준별로 100여개의 스노보더 아이템을 설치해 마음껏 실력을 뽐낼 수 있도록 했다.

최장거리 3km.



반다이산을 뒤로 하고 앞으론 이나와시로호수가 바라보이는 이나와시로 스키리조트.47년의 역사를 간직한 스키장이다.

이곳 스키장의 매력은 호수 조망.전 코스의 80%에서 이나와시로호수를 보면서 라이딩하는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다.

언제 어디서나 호수가 눈(？) 속으로 들어온다.

하단부 슬로프는 폭이 80m에 달해 스노보더나 초보자들이 마음껏 설원을 누빌 수 있다.

일본 스키장 중 최대의 슬로프 폭이다.

12개의 초·중·상급 슬로프가 적절하게 분산돼 있어 일본 국내대회가 여러 번 열렸고,2009년 세계프리스타일챔피온십 대회도 개최할 예정이다.

최장거리 3.5km.

반다이산 뒤편 산악지대에 있는 그란데코와 미노와 스키리조트.1000m가 넘는 표고의 고지대라 눈이 많아 적설량이 풍부한 스키장들이다.

그만큼 설질 또한 매우 좋고 슬로프 위와 아래가 동일한 설질을 유지한다.

규모는 그리 크지 않지만 넓고 다양한 슬로프 구성으로 재미를 더해준다.

특히 그란데코는 3km 슬로프를 초보자용으로 조성,가족 단위 스키어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고도가 높은 이들 스키장 정상에선 또 다른 설경을 맛볼 수 있다.

반다이산을 중심으로 사방으로 갈라진 눈 쌓인 산맥과 등 뒤에 병풍처럼 둘러싸여 있는 하얀 나무들…. 눈사람이 되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후쿠시마(일본)=김광섭 기자 vison9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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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프트 요금은 어른 종일권 기준 3900엔‥아시아나항공, 매주 4회 직항편 운항 ]

후쿠시마의 스키시즌은 보통 12월 초순께 시작한다.

하지만 이는 유동적이다.

인공눈을 전혀 쓰지 않기 때문에 눈이 적게 오면 자연 개장이 늦어진다.

보통 1,2월이 피크.3월 말이나 4월 초에 종료한다.

리프트 요금은 어른 종일권 기준 3900엔 정도,렌털은 3000~3500엔.스키복이나 장갑,고글,선탠크림은 준비해 가는 게 좋다.

일본 스키의 매력 중 하나인 온천.후쿠시마 역시 130여개의 온천이 있다.

하지만 스키장 내 호텔 온천시설을 이용하는 것만 해도 충분하다.

전통식 일본 여관과 온천을 경험하고 싶다면 미노와 스키장에서 가까운 요코무기온천 지역에 있는 마운틴반다이 온천장을 가보는 것도 좋다.

45년 역사의 온천장으로,다다미 방 등 전통 일본식 여관을 체험할 수 있고 가이세키(일본 전통요리)를 맛보고 온천도 즐길 수 있다.

쓰루가성과 고시키누마(오색연못) 등을 둘러보는 것도 추억거리가 된다.

아시아나항공이 월·수·토·일요일 주 4회 직항편을 운항한다.

2시간 정도 걸린다.

국내 여행사를 통해 후쿠시마 스키상품을 구입하면 공항에서 10개 리조트 호텔까지 무료 셔틀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후쿠시마현 서울관광 창구 (02)737－1122,www.fukushim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