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날개를 잃었다.

코스피지수는 4일 오후 2시43분 현재 전날보다 14.95포인트(-1.06%) 떨어진 1394.40을 기록중이다.

끝을 모르고 급락중인 지수의 하락을 설명할 수 있는 주체도 보이지 않고 있어 더욱 답답한 실정이다.
특히 외국인선물까지 대량으로 매도되고 있어 시장전망을 더 어렵게 하고 있다.

다만 현.선물시장에서 외국인의 '팔자' 기조가 추세적인가 또는 그렇지 않은가에 대한 분석을 바탕으로 지수 상승의 가능성을 점쳐볼 필요는 있다는 게 증시 전문들의 의견이다.

이로 인해 프로그램 매매에 얽힌 풀리지 않았던 매수차익잔고 청산의 실체도 가늠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같은 시각 외국인은 현물시장에서 1011억원 이상 팔아치우고 있으며, 선물시장에서도 6천계약 이상 순매도중이다.

프로그램 매매는 무려 1390억원 이상 매도 우위를 기록하고 있다.

프로그램 매매의 경우에는 특히 1300억원 수준의 차익거래가 쏟아지고 있어 매수차익잔고의 청산이 본격화됐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현물시장서 외국인 매도 추세적?..펀드청산+비중축소

현물시장에서의 외국인 매도세는 펀드 청산 및 주식 비중 축소로 설명되고 있다.

대우증권 심상범 연구원은 "전일 지수 하락이 외국인과 일부 기관의 현물 순매도 탓이었고, 장 중 매매 패턴의 유사성을 감안하면 외국인은 주로 비차익 프로그램 매도를 이용한 것으로 추측된다"라고 말했다.

만일 외국인의 현물 매도가 특정 펀드의 환매이거나 주식 비중을 낮추기 위한 시도였다면, 당분간 지수 하락은 불가피하다는 얘기다.

또한 현물 시장의 체력이 최근과 비슷한 추세를 유지한다면 지수 상승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3일 차익 프로그램 매수가 장 중반까지 양호한 수준을 나타냈지만, 지수 상승 견인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심 연구원은 이에 대해 "현물 자체 수급 여건이 그만큼 취약하다는 반증이다"라고 주장했다.

◆지수선물..위험수위 넘어섰다?

선물시장에서의 외국인 매도는 좀 더 위협적이다.

외국인이 팔아치우고 있는 선물 순매도의 위험 수위는 5200계약까지다.

5200계약 이상 매도 우위가 지속될 경우 저가 매수는 포기할 수 밖에 없다는 것.

심 연구원은 "지난해 12월 만기 부근에서 관찰된 8000계약의 외국인 스프레드 순매수와 함께 만기 당일 3월물에 걸린 것으로 추정되는 4241계약의 순매수가 기존 매수 포지션(전매)의 원천이라고 가정하면, 이후 선물 순매도 누적 7000계약을 제외한 5200계약만 남았다"고 강조했다.

전매의 이유로는 3일 선물 대량 순매도 구간에서 미결제가 급감한 점을 감안할 때, 외국인의 순매도는 신규매도보다 기존 매수 포지션의 청산일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꼽았다.

만일 5200계약이 모두 청산된 이후에도 미결제약정 증가와 함께 순매도가 계속된다면 지수 급락의 주요한 원인을 차단할 수 없는 처지에 놓이게 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현재 미결제약정은 4964계약 증가해 총 10만계약에 근접하고 있다.

◆프로그램 매매..청산 가능성 제시?

이같은 외국인의 대규모 매도는 결국 프로그램 매매의 대규모 매도로 이어지고 있다.

무엇보다도 3일과 달리 4일에는 차익거래 매물이 집중적으로 쏟아지고 있어 수급 상황은 그야말로 '폭풍전야'다.

매번 청산을 미뤄왔던 4조4000억원 이상의 매수차익거래잔고가 청산에 시동을 걸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굿모닝신한증권 서준혁 연구원은 이와 관련해서 "선물시장에서의 변화된 외국인 동향이 점차 추세화되고 있는 가운데 배당권리를 확보하고 있는 매수잔고의 차익 실현도 가능해졌다"면서 답답한 증시 흐름을 전망했다.

게다가 다음주 만기를 맞게 된 2600억원 가량의 옵션연계 물량은 수급부담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