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멕시코 아르헨티나 러시아.1990년대 외환위기를 겪은 공통점이 있는 나라들이다.

각자 다른 이유로 국제통화기금(IMF)의 관리를 겪은 이들 네 나라가 현재 처한 상황은 천양지차다.

위기를 발판 삼아 재기에 성공한 국가가 있는 반면 여전히 경제위기를 겪는 나라도 있다.

외환위기 당시와 비교한 현재의 GDP(국내총생산)나 외환보유고를 볼 때 이들 4개국 가운데 아르헨티나를 제외한 한국과 러시아 멕시코는 성공적으로 외환위기를 극복했다는 평가다.

이 중 러시아의 성장세가 가장 눈부셨다.

1998년 모라토리엄(지불유예) 선언을 할 정도로 파탄지경에 이르렀던 러시아의 지난해 GDP 예상규모는 9750억달러.이는 전년보다 36% 증가한 수준으로,러시아는 이로써 한국과 브라질을 제치고 세계 10위의 경제대국으로 올라설 것이라고 IMF는 전망했다.

이 같은 러시아 경제 부활은 석유와 천연가스 등 풍부한 에너지 자원 덕분에 가능했다.

1995년 페소화 가치 하락으로 외환위기를 겪은 멕시코도 성공적인 경제부활을 이뤄냈다.

지난해 GDP 예상규모는 8113억달러로 1995년 2861억달러에 비해 2.8배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1994년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체결 후 산업구조 고도화,생산성 향상,신규 고용창출 등의 성과를 올리며 경제부활에 성공했다.

한국과 러시아 멕시코가 경제부활에 성공한 반면 아르헨티나는 여전히 위기를 겪고 있다.

1970년대 말까지만 해도 세계 4위의 강대국이었던 아르헨티나는 1995년 IMF 구제금융을 받고나서도 사회에 만연한 부패 등으로 2001년 디폴트를 선언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