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 악화따른 고육책..가격경쟁 약화 우려

국내 자동차 업계가 잇따라 완성차의 수출가격을 인상하고 있다.

업체들은 일부 사양의 고급화, 엔진업그레이드에 따른 것으로 그 이유를 설명하고 있으나 전문가들은 수익성 악화를 벌충하기 위한 고육책으로 풀이하면서 경쟁업체와의 가격경쟁에서 밀릴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가 최근 유럽과 미국에서의 내년 모델 가격을 소폭 인상한데 이어 쌍용차가 내년 초부터 유럽에서 유로Ⅳ 배기가스 기준을 충족시킨 모델의 가격을 올리기로 했고 기아차도 내달중 가격 인상여부를 최종 확정키로 했다.

현대차의 경우 지난 6월 스페인, 이탈리아, 영국에서 판매되는 클릭의 가격을 350-727유로, 투싼의 가격을 1천139-2천470유로씩 각각 올렸고 이후 티뷰론, 투싼의 미국 판매가격을 577달러, 439달러 각각 상향 조정했다.

11월에는 아제라(국내명 그랜저)도 328달러 인상했다.

현대차는 인도에서도 내년 상반기중 모델별로 일정수준 가격을 높게 책정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글로벌 메이커간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중국에서는 투싼만 현상유지하고 베르나를 비롯한 대부분의 차량가격을 인하한 올해 수준을 일단 유지키로 했다.

쌍용차는 내년초부터 한층 강화된 배기가스 기준을 충족한 엔진을 장착, 렉스턴, 카이런, 액티언, 로디우스 등의 모델의 가격을 400-700유로 정도, 비율로 따지면 1-2% 가격을 높이기로 했다.

기아차는 환율 흐름상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나 해외수출이 예상보다 부진, 가격 인하 여부를 내년초께 최종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미래에셋증권의 김재우 애널리스트는 "국내 자동차업계의 가격 상향조정은 글로벌 경쟁 강화, 환율하락에 따른 수익성 악화의 당연한 결과"라며 "하지만 최대 경쟁업체인 도요타 차종과 가격차가 좁혀진 상황에서 전체적인 판매증가가 뒤따르지 않는다면 가격인상이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김 애널리스트는 "이 경우 국내 업체들은 비용절감뿐 아니라 강도높은 구조조정까지 염두에 둬야할 지 모른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유경수기자 yk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