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트 운영 탈북자 "사회적 관심 위해 문화적 사건으로 기획"
탈북女 "사진 게재 원치 않아..빚 갚기 위해 한 일"


국내에 입국해 정착한 한 여성 탈북자 A(41)씨의 누드사진이 한 사이트에 올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탈북자 B씨가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이 사이트는 북한의 기아상황 등 인권문제를 거론하면서 A씨의 누드사진을 게재하고 사진을 보려는 사람들에게는 미화 25달러를 지불하고 회원가입을 하도록 했다.

그러나 현재 이 사이트의 가입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 사이트에는 A씨의 누드사진만을 유료로 제공하고 그동안 A씨가 출연한 방송 프로그램의 내용과 굶어죽은 북한 어린이의 모습 등 북한 인권상황, '기쁨조'라는 북한 공연단의 공연모습 등은 무료로 볼 수 있도록 했다.



B씨는 한 탈북자 단체 사이트에 올린 글에서 "탈북난민의 인권실상을 알리는 사이트가 여러개 있지만 그 사이트에 방문하는 사람들의 수는 매우 적다"며 "사회적 관심을 끌 수 있는 문화적 사건으로 누드작품을 기획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동물애호가들이 멸종위기의 동물을 살리기 위해서도 누드시위를 하는데 죽어가는 자기 동족을 살리기 위해 누드시위를 하는 것은 성스러운 행위"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본인의 누드사진이 올려진 A씨는 "그동안 식당 등을 운영하면서 실패를 거듭하고 사기 등을 당하면서 금전적으로 어려워 사진을 찍었다"며 "알고 지내던 B씨가 돈을 벌 수 있다고 해서 촬영에 나섰고 빚을 갚아주려는줄 알았다"고 말했다.

북한 호위사령부협주단의 연극작품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어머니(김정숙) 역할을 했던 것으로 알려진 A씨는 "원래 처음에는 '김정일 엄마가 벗었다'는 컨셉으로 시작했다"며 "나중에 북한 인권문제와 연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주변분들이 이런 방식은 아니라고 했고 방송사에서 출연 요청도 오면서 인터넷에 누드사진을 올리는 사업을 포기하기로 했다"며 "B씨에게도 이런 입장을 전달했으나 막무가내로 사이트를 열었다"고 설명했다.

반면 B씨는 "지난 3년간 이 작품을 위해 나의 삶과 노력을 바쳤고 작품 완성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현재는 고시원의 지하방에서 지내고 있는 상황에서 왜 나의 입장은 무시되어야 하느냐"며 "모델은 20%의 지분을 가지고 있고 나와 모델 사이에 공증한 내용에 포함돼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 사이트 회원으로 가입을 하면 결제금액이 교회로 들어가도록 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돈벌이 수단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기 때문에 결제계좌를 교회로 하였고 모금액의 70%는 탈북난민 구원기금과 선교자금으로 쓰도록 돼 있다"며 "나머지를 가지고 모델과 지분을 나누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A씨는 "북한인권운동을 내세워 교회에서 투자자금을 빌렸기 때문에 그런 방식의 결제가 이뤄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A씨는 "B씨는 일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사이트를 오픈하겠다는 말도 했지만 사진이 띄워졌을 때를 생각하니 너무 무서웠다"며 "B씨가 무서워서 고발 같은 것은 생각도 못하고 있다.도와달라"고 말했다.

그러나 B씨는 "북한 인권실상과 탈북 난민의 처절한 인권실상을 알리려고 하는 일"이라며 "A씨가 초심으로 돌아와 사명을 감당하기를 기도한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장용훈 기자 jy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