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검역과정 명확히 정의하지 않았다"
- 필립 셍 美육류수출협회 사장 주장


필립 셍(Philip Seng) 미국 육류수출협회(USMEF) 사장은 최근 미국산 쇠고기가 잇따라 우리나라 검역을 통과하지 못하고 반송된데 대해 기준이 모호하다며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시했다.

또 뼛조각을 완전히 제거하는 것이 불가능한 만큼 한국의 현행 검역 기준이 그대로 유지될 경우 사실상 한미간 쇠고기 교역은 어렵다고 주장했다.

셍 사장은 11일 연합뉴스와의 e-메일 인터뷰에서 "피할 수 없는 (육류 가공) 과정의 결점을 이유로 전체 선적 물량을 반송하는 것은 어떤 교역도 힘들게 만드는 심각한 제제(The rejection of entire shipments due to inevitable processing defects is a serious sanction that makes any trade difficult)"라며 "이같은 조치에 매우 실망했다"고 밝혔다.

지난 1월 한.미 양국이 합의한 쇠고기 수입위생 조건과 관련해서는 "지난 1월 합의된 협정은 광우병 특정 위험물질이 있을지도 모를 두개골과 척추 등 위험물질 부위(뼈) 제거를 분명히 한 것"이라며 "그러나 뼛조각의 경우 광우병 위험이 없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또 한국의 현행 검역 기준에 대해 "한국 정부는 검역 과정을 명확히 정의하지 않았다(The Korean government has not clearly defined its inspection procedures), 검역 절차의 합리화와 투명성을 기대한다"며 '뼛조각 반송'의 부당함을 거듭 주장했다.

아울러 뼛조각 문제를 해결하기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묻자 "미국의 쇠고기 생산, 가공업체들은 한국의 수입 요건을 맞추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 하고 있다"면서도 "뼈가 붙은 고기를 가공하는 경우, 어느 나라의 어떤 절차에서도 완전히 뼛조각까지 배제하는 일은 매우 어렵다"고 답했다.

그는 또 '한.미 자유무역협정과 관련, 미국 정부에 어떤 요청을 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완전한 무역 정상화를 위해 한국은 소의 연령과 출생지를 막론하고 특정 위험물질이 제거된 모든 쇠고기 제품에 대한 수입을 허용해야 한다"며 뼛조각 기준 뿐 아니라 현행 '30개월 미만, 살코기만'이라는 한국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 조건 자체까지 바꿀 것을 미국 정부에 요구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셍 사장은 이와 함께 "미국 수출업체에 한국 시장은 중요한 시장이고 성장 잠재력도 큰 점을 생각하면 FTA로 한.미간 쇠고기 교역 조건이 정상화되는 것은 한국 소비자와 미국 업계에 모두 의미있는 이익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최근 미국이 국제수역사무국(OIE)에 광우병 관련 등급을 신청한 것과 관련, "미국은 자국산 쇠고기의 안정성 확보를 위한 동물성 사료 금지, 광우병 감시 프로그램 및 특정위험물질 제거 규정 강화 등의 노력을 OIE에 알렸다"며 "OIE의 결정을 받아들일 준비가 돼있다"고 답했다.

반송 결정이 내려진 3차 수출분 이후 한국으로의 추가 수출 움직임에 대해서는 "협회가 파악하기로는 이후 아직 한국으로의 선적 계획은 없다"며 "한국의 소비자들이 미국산 쇠고기의 좋은 맛과 품질을 경험할 날이 다시 오기를 기대한다"고 그는 말했다.

미국 육류수출협회(U.S. Meat Export Federation)는 미국내 쇠고기.돼지고기 생산자, 곡물 생산자, 정육 가공업자, 수출업자들이 모여 설립한 비영리단체로 미국 정부의 축산 정책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기자 shk99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