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 2.0'에 이어 스팸메일도 '2.0 시대'를 맞고 있다.

한때 줄어드는 것처럼 보였던 스팸메일이 지난해 말을 기점으로 다시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이는 가운데 스팸메일 발송 기술도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최근 뉴욕타임스는 스팸메일 필터 개발업체인 아이언포트의 자료를 인용,"미국에서 최근 6개월간의 스팸메일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두 배로 늘어났다"면서 "이메일 10통 가운데 9통 정도가 스팸메일일 정도로 극성을 부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이 같은 스팸메일 증가는 기존 스팸메일 필터들을 무력화하는 새로운 형태인 '스팸 2.0'이 출현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기존 스팸메일 필터는 메일 보내는 사람을 분석하고 메일 문구에 포함된 단어 및 연결된 웹 사이트 검색 등을 통해 스팸메일을 걸러냈었다.

이같이 스팸메일 차단 필터 기능이 강화되고 미국 정부의 적극적인 규제 노력이 상호 작용을 일으키면서 지난해 8월까지만 해도 스팸메일이 줄어들고 있다는 통계가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스팸발송업자들이 기존 필터를 피해갈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찾아내기 시작하면서 스팸메일이 다시 골칫거리가 되고 있는 것.최근에는 스팸발송업자들이 '봇넷(botnet)'으로 불리는 해킹프로그램 등을 사용,자신의 컴퓨터가 아닌 다른 컴퓨터에서 스팸메일을 보내도록 조작하고 있다.

또한 메일 문구 분석을 무력화하기 위해 이미지 속에 광고 문안을 넣어 만든 이미지 스팸도 사용되고 있다.

이러한 이미지 스팸 발송량은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는 추세며 현재는 전체 스팸메일의 25~45%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스팸메일 발송업자들은 또 스팸메일 필터가 스팸메일의 복사본을 찾아내 차단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이미지를 조금씩 변경시키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냈으며 주식 매수 권유 메일처럼 특정 웹사이트를 연결하지 않은 스팸메일을 사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3년 전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이 2006년까지 스팸메일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2006년이 마무리되고 있는 현재도 스팸메일은 여전히 골칫거리라면서 정부의 규제 노력에도 불구하고 스팸메일이 미국뿐만이 아니라 중동 아시아 등 다른 지역에서 발송되고 있어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애틀랜타에 있는 콕스커뮤니케이션스의 프랭클린 왈릭은 "올 들어서부터 기존 필터에 걸리지 않는 스팸메일이 쏟아져 들어오고 있다"면서 "직원들로부터 스팸메일 필터를 이제 사용하지 않는 것이냐는 말까지 들었을 정도"라고 말했다.

새크라멘토의 웹호스팅 업체인 랜싯아메리카의 메런 새버지언도 "지난달 갑자기 크게 증가한 스팸메일로 서버에 문제가 생겼다"면서 "이에 따라 스팸메일이 발송된 국가로부터 온 메일을 모두 차단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