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작가 이정연씨(54)가 서울 청담동 박영덕화랑에서 개인전을 갖고 있다.

이씨는 자개 삼베 등 한국적인 재료로 평면과 입체의 경계를 허무는 작업을 해온 작가다.

'부활,재생'을 주제로 마련 한 이번 전시에서는 꽃잎 대나무 등 다양한 형태로 자개가 부착된 작품 25점을 만날 수 있다.

삼베바탕에 옻과 숯을 섞어 칠해 낡은 듯한 캔버스를 만들고 그 위에 대나무와 뼈 선 점 구름 등의 형상을 그려넣는 작품들과 함께 오랫동안 습작으로만 해오던 자개 작업을 처음으로 선보이는 자리다.

이씨에게 자개는 '예술적 고향'을 표현하는 수단이다.

고통을 승화하면서 영롱한 빛을 낸다는 의미를 지닌 자개를 통해 오랜 시간 '미학적인 외유'를 즐겨왔기 때문이다.

먹 흙 숯가루 등 천연 재료를 손가락에 묻혀 그리는 작업방식 역시 색다르다.

작품은 투박하고 거칠고 흙벽처럼 질박하지만 꾸미지 않은 순수성이 오히려 현대인의 정서를 은근하게 자극한다는 평가다.

한국적 재료와 전통 소재를 차용한 동양적인 작품이어서 국내보다는 해외시장에서 더 인기다.

시카고·샌프란시스코· 아르코·시드니 등 해외 아트페어에 꾸준히 출품되는 근작의 경우 소품이 220만원,100호(160×132cm) 대작은 점당 2000만원을 호가한다.

17일까지.(02)544-8481

김경갑 기자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