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리스트 임정현 등 세계적 스타 탄생
PCC도 전면 부상


2006년 올해 최고의 인터넷 트렌드는 뭐니뭐니 해도 네티즌이 직접 만든 콘텐츠(UCC, User Created Contents)를 꼽을 수 있다.

특히 동영상 UCC는 보다 적극적으로 자신을 표현하고자 하는 디지털 세대로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포털사이트 다음은 자사 동영상 사이트의 조회수, 네티즌 댓글수, 사회적 이슈화 요소 등을 토대로 올 한해 뜨거운 화제를 모았던 10대 동영상을 선정한 결과 캐논 변주곡을 록 버전으로 변형해 기타로 연주해 전세계적인 반향을 일으킨 기타리스트 임정현 씨의 동영상이 1위에 올랐다고 5일 밝혔다.

이어 박지성 선수의 주요 경기를 편집한 동영상이 2위를 차지했다.

또 2008학년도 입시제도를 내신-수능-논술이라는 '죽음의 트라이앵글' 로 빗댄 동영상, 월드컵 응원 열풍을 몰고 온 꼭지점 댄스 동영상, 포옹을 하며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자는 취지의 'Free Hugs 운동' 동영상이 각각 3,4,5위에 집계됐다.

그리고 다양한 OST 음악을 피아노로 연주한 동영상이 6위, 영화 괴물 패러디 '개물' 동영상이 7위, 인기여가수 아유미의 뮤직비디오 패러디 동영상인 큐티하니 립싱크가 8위, 포토샵 사용법에 대한 동영상이 9위, 비보이대회 우승을 수상한 비보이 그룹 '익스프레션'의 '마리오네트' 공연 동영상이 10위에 올랐다.

◇'UCC 스타'신조어 탄생

올해는 'UCC 스타'라는 신조어가 탄생할 만큼, 일반인이 자신의 끼를 뽐내는 동영상으로 인터넷 스타가 된 사례가 많았다.

대표적으로 무명의 기타리스트에서 하루 아침에 유명인사가 된 임정현(22)씨가 있다.

기타로 캐논 변주곡을 록 버전으로 연주한 동영상은 세계적인 동영상 사이트인 유튜브(www.youtube.com)에 올라 800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전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이는 동영상 UCC의 힘을 단적으로 보여준 예라 할 수 있다.

임정현씨는 유명세를 탄 이후에도 자신의 연주과 노래 실력을 담은 동영상으로 많은 네티즌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또 왕의 남자, 괴물 등 영화 OST의 피아노 연주를 통해 '피아노치는 남자'로 포털사이트 다음의 'TV팟'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양승구(18)군도 동영상 UCC가 만들어낸 스타의 한 예.
이 밖에 전자 기타 연주 동영상으로 다음의 TV광고에 전격 기용된 올해 16세의 평범한 여고생인 조래은 양이 인기를 끌었으며, 최근에는 세자매 댄스, 내복남, 동네오빠 엔터테인먼트 등의 동영상 UCC가 화제로 떠올랐다.

이 같은 추세는 감정과 욕구를 표현하는데 디지털 기기와 온라인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신세대의 특성이 동영상 UCC 트렌드와 잘 맞아 떨어진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이용자들이 손쉽게 자신이 만든 동영상 콘텐츠를 인터넷상에 올리고 게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인터넷 환경의 변화도 한 몫을 하고 있다.

◇사회 이슈 생성의 촉매제

동영상 UCC는 인터넷 스타를 배출할 뿐만 아니라 새로운 사회적 이슈를 배출하는 촉매제가 되기도 한다.

대표적인 예로 '죽음의 입시 트라이앵글'이라는 동영상은 2008학년도 입시제도를 비판하며 학생들이 내신-수능-논술이라는 악순환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입시 문제점을 꼬집고 있다.

또 길거리의 낯선 사람과 포옹을 통해 따뜻함을 나누자는 취지로 2년 전 호주의 후안 만이라는 청년이 창안한 '프리 허그(Free Hugs)' 운동에 대한 동영상이 네티즌들 사이에서 큰 호응을 얻어 서울.부산.대구 등 전국으로 확산되기도 했다.

◇패러디의 진화

네티즌의 패러디 문화도 동영상 UCC와 함께 진화하고 있다.

기존 단순 편집과 자막 처리에 불과했던 패러디 동영상은 점차 CF, 영화 속 상황을 직접 따라 해 보는 등 하나의 놀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동영상 UCC는 엽기적 또는 코믹적 요소가 주를 이루고 있으며, 네티즌들의 창의적 아이디어가 돋보여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인기 영화인 '괴물'을 패러디한 '개물', '큐니하니' 노래에 맞춰 립싱크하는 '큐티하니 댄스' 동영상 등이 인기를 끌었다.

◇월드컵 스포츠 경기, 동영상 UCC 성장의 기폭제 역할 해

올 상반기 전세계를 들끓게 했던 독일 월드컵,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등의 스포츠 경기는 올 한해 동영상 UCC성장의 기폭제가 되기도 했다.

특히 주요 경기를 편집 또는 패러디한 동영상이 인기를 끌었으며, 네티즌이 직접 독일 현지에서 뜨거운 월드컵 열기를 생생하게 취재해 전하는 동영상도 주목 받았다.

대표적인 동영상으로는 박지성 선수 주요 경기를 편집한 '박지성 스페셜 동영상', '지단타, 이치로 패러디 동영상' 등이 있다.

올 한해 전국을 월드컵 응원 열풍으로 뜨겁게 한 꼭짓점 댄스 동영상도 인기몰이를 했다.

◇생활 속의 생생한 지식, 이젠 PCC로 진화

네티즌이 가장 많이 스크랩을 해가는 동영상 UCC는 어떤 것이 있을까?
다음 커뮤니케이션이 동영상 UCC 스크랩 횟수를 집계한 결과 자신만의 생활 지식을 알려주는 실용 동영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기의 배경은 자신의 블로그에 동영상 UCC를 저장한 후 반복적으로 정보와 노하우를 직접 배울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다음 'TV팟'의 '네티즌채널-요리' 코너에서는 네티즌이 자신만의 요리법을 소개하는 동영상이 활발하게 업로드 되고 있다.

포토샵 사용법을 알려주는 '포토샵으로 성형하는 법','머리 예쁘게 묶는 방법', '치한 대처법' 등 실생활에서 유용하게 이용될 수 있는 동영상 UCC가 네티즌에게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이같은 실용 동영상의 인기는 최근 프로급 아마추어가 제작한 UCC인 PCC(Proteur Created Contents)의 활성화와 맞물려 다소 재미에만 치중한 UCC 열풍에 새로운 변화를 몰고 올 것이라는게 업계 안팎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서울연합뉴스) 김세영 기자 thedopest@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