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규모 돔 경기장이 고작 연이틀 내린 비를 맞고 구멍이 뚫렸다.

2일 2006 도하 아시안게임 배드민턴 남녀 단체전 조별리그가 열린 도하 스포츠시티 내 아스파이어 홀3에서는 현지시간으로 이른 아침부터 소동이 있었다.

지붕에서 물이 새 3개 코트 중 한 곳이 경기를 치를 수 없는 처지에 놓였기 때문이다.

결국 오전 9시부터 3개 코트에서 일제히 열릴 예정이던 여자부 세 경기 중 인도네시아-중국전, 대만-일본전만 제 시간에 시작됐다.

나머지 싱가포르-태국전은 비가 멎고 코트가 정리된 뒤인 11시50분에서야 경기에 들어갈 수 있었다.

싱가포르 선수단에서 불만이 터져 나왔다.

싱가포르는 태국전을 갖고 이날 오후 5시 다시 홍콩과 맞붙어야 했다.

결국 싱가포르-태국전은 오후 8시로 바뀌었다.

누수 피해는 오후 1시15분 같은 코스에서 태국과 맞붙을 예정이었던 한국 남자 대표팀에도 영향을 끼쳐 경기가 오후 3시30분으로 미뤄졌다.

지난해 11월 개장한 아스파이어는 29만㎡의 부지에 정식 규격의 축구경기장, 실내 육상트랙, 올림픽 규격의 수영.다이빙 경기장, 7개의 다용도 스포츠 홀로 구성된 세계 최대 규모의 돔 경기장이다.

카타르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아스파이어가 자국 스포츠의 상징이자 이번 아시안게임의 자랑이 될 것이라고 큰 소리 쳤다.

하지만 비록 한 해에 비 오는 날이 손꼽을 정도인 나라라고는 해도 겨우 이틀 쏟아진 비에 카타르의 체면은 여지없이 구겨졌다.

(도하=연합뉴스) hosu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