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은 수학을 못한다? 이는 편견이다. 한국인 여성 수학자들이 빼어난 연구 성과를 내며 수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고계원 아주대 수학과 교수(55)가 첫손 꼽힌다. 그는 '동력학계의 에르고딕 이론'을 연구,올해 세계적 수학 저널인 '에르고딕 이론과 역학계 저널'에 발표해 세계 수학계의 이목을 끌었다. 고 교수는 서울대 수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 국립과학재단(NSF)에서 수년간 연구비 지원을 받고 1987년에는 한국 고등과학원의 모델이 된 미국 프린스턴고등연구소에 초대받아 1년간 연구원으로 재직하는 등 가는 곳마다 '한국인 여성 1호'의 수식어를 달고 다녔다.

미국 명문 여대 브링모어대에 재직하던 중 종신 교수직을 제안받았으나 이를 거절하고 91년 귀국,아주대에 몸담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지난해 과학기술부가 선정한 '닮고 싶고 되고 싶은 과학기술인 10인'에 뽑혔다.

2004년 한국여성수리과학회(KWMS) 창립을 주도하고 초대 회장을 지냈다.

최영주 포항공대 수학과 교수(47)도 주목받는 여성 수학자다. 2세대 여성 수학자 대표 주자로 일컬어지는 그는 수학의 기본 중의 기본으로 꼽히는 '정수론'의 달인으로 평가되고 있다.

방대한 부호의 체계에서 오류를 제거하는 과정인 '보형형식 성질'에 관해 주로 연구하고 있다.

1990년도에 국내 처음으로 암호론 강의를 개설했으며 이후 순수 수학과 응용 수학을 넘나들며 뛰어난 논문을 여럿 냈다.

2001년 미 전기전자기술자협회가 발간하는 저널 '정보이론의 변환처리'에 발표한 '${Z}_{2m}$의 타입Ⅱ 코드와 야코비 형식의 완전 가중 계산수' 논문은 금융결제 과정·스마트카드 암호 알고리즘에 응용되고 있다.

서울대 87학번 동기생인 오희 미국 브라운대 교수(37·대수학)와 강민정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 교수(37·확률론)는 해외에서 활약하는 한국인 여성 수학자의 대표로 지목된다. 오 교수는 예일대에서 박사 과정을 밟고 프린스턴대,캘리포니아 공대 등에서 교수로 재직하는 동안 '대칭적 공간과 퍼스텐버그 경계의 불연속적 부분군의 궤도'(2004년) 등 30여개 논문을 펴내 브라운대에서 종신 교수가 됐다.

강 교수는 '불규칙한 비대칭적 배제 과정에서 느린 입자의 운동'(2004년) 등 물리학적 중요성을 갖는 확률에 관한 논문 10여편을 써 세계 수학계의 주목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