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적금, 금리형 상품 위주 보수적 운용

관련 펀드 152개..수탁고 450억원


퇴직연금제도 도입 1년 만에 가입자 수가 15만명, 가입금액은 5천억원에 육박하고 있다.

또 시장 점유율에서는 보험업계가 단연 두각을 드러내고 있으며, 적립금 운용은 주로 예금과 적금 등을 중심으로 해 보수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가입자수 15만명..적립금 5천억 육박 = 3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10월 말 현재 퇴직연금 계약 건수는 1만2천926건, 가입자 수는 14만7천57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2월 퇴직연금 제도 도입 이후 꾸준한 증가세를 보여온 계약 및 가입자 수는 지난 8월 10만명을 돌파했다.

이후 월간 가입자 수 증가 규모가 1만∼2만명 선인 점을 감안하면 제도 도입 1년이 되는 11월 말 현재 가입자 수는 15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유형별로는 확정기여형(DC)이 6만6천109명(3천390건)으로 가장 많았고, 확정급여형(DB)이 4만7천970명(983건), 개인퇴직계좌(IRA)가 3만2천978명 순이었다.

10월 말 현재 총 적립금 규모는 4천676억원으로 5천억원에 육박했다.

유형별로는 DB가 3천117억원으로 전체의 66.6%를 차지해 가장 비중이 높았다.

반면 DC는 1천203억원으로 25.7%, IRA는 356%억원으로 7.6%에 불과해 초기 가입이 DB 중심으로 이뤄진 것으로 분석됐다.

초기 시장 퇴직연금 유치에 있어서는 보험사들이 두각을 나타냈다.

보험사가 유치한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는 2천840억원으로 전체 비중이 60%를 웃돌았으나 은행권은 1천497억원(32.0%), 증권사는 339억원(7.2%)에 그쳤다.

◆ 운용은 보수적으로 = 이런 가운데 퇴직연금 적립금 운용은 원금 손실 우려가 없는 예금이나 적금 또는 금리형 상품이 주류를 이뤘다.

금리형 상품을 통해 운용되는 자산 규모는 2천665억원, 예금이나 적금에 가입된 규모도 1천288억원이었다.

따라서 전체 적립금 4천676억원 중 84.5%가 원리금 보장형 상품으로 운용되고 있는 셈이다.

반면 펀드 등 간접투자 상품에 투입된 자금은 485억원으로 10%를 다소 웃도는 수준이었고, 실적배당형 상품 투자액은 40억원에 불과했다.

금리형 상품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것은 보험권이 초기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면서 금리형 보험 상품을 통한 운용 비중이 높아졌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 퇴직연금 펀드 152개..설정액 450억원 = 퇴직연금 도입 1년 만에 관련 펀드는 152개가 생겨났고 수탁고는 450억원을 넘어섰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29일 현재 퇴직연금 관련 펀드는 총 152개(모펀드 87개)가 설정됐다.

총 설정액은 453억원으로 펀드당 평균 수탁고가 2억8천800만원에 불과하다.

유형별로는 주식투자 비중이 10∼40%인 안정형이 325억8천만원(펀드 수 86개)으로 전체의 71.9%에 달했고, 순수 채권형도 90억6천만원(33개)으로 20%에 육박했다.

반면 주식투자한도가 70%를 초과하는 성장형 펀드 수탁고는 6억원(11개), 주식비중 41∼70%인 안정성장형은 3억8천만원(7개)에 불과했다.

결국 위험도가 낮고 기대수익은 적은 펀드 보수적인 상품 위주로 운용되고 있어 주식시장에 대한 기여도는 높지 않은 셈이다.

운용사별로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이 109억8천만원(22개)으로 가장 많았고, 한국투신운용이 59억6천만원(18개), 삼성투신운용이 58억4천만원(16개) 순이었다.

개별 펀드 중에서는 '미래에셋퇴직플랜안정형40자1'이 41억원으로 수탁고 규모가 가장 컸다.

또 PCA운용의 'PCA퇴직연금인컴+40채권혼합자A-1'(33억원), 'KB퇴직연금채권혼합형(자)'(23억원), '미래에셋퇴직플랜안정형G40자1'(18억원), '삼성퇴직연금인덱스혼합자1(DC)'(18억원)이 그 뒤를 이었다.

제로인의 우현섭 펀드 애널리스트는 "퇴직연금이 아직 초기여서 시장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성장세는 꾸준하게 유지되고 있다"며 "규모가 더 커질 경우 주식시장 등에 미칠 영향력도 증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상훈기자 meola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