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정책불투명에 투자 못하고 경영권방어 비용 등만 '눈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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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뜩이나 부진한 기업들의 투자가 내년에는 더욱 얼어붙을 전망이다.
경기 회복이 지연되고 있는 데다 출자총액제한제도 등 투자를 가로막는 각종 규제가 완화되기는커녕 정책의 불확실성만 더 커졌기 때문이다.
반면 올 들어 자사주 순매입(매입-처분) 규모가 지난해 전체의 세 배 수준을 웃도는 등 기업들이 경영권 방어를 위해 치르는 비용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서울 소재 300개 기업을 대상으로 내년도 투자계획을 조사한 결과 올해 투자를 100으로 봤을 때 내년도 투자증가율이 103.7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고 29일 밝혔다.
올해와 비교해 투자가 3.7% 늘어난다는 얘기다.
지난해와 비교한 올해의 투자 실적이 106.9로 조사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내년 기업 투자는 올해보다 더 악화하는 셈이다.
응답 기업들은 내년도 투자의 가장 큰 걸림돌로 경기 회복 부진(59.7%)을 꼽았다.
다음으로 △정책 불확실성 및 각종 규제(18.8%) △투자자금 부족(12.3%) △고수익 투자처 감소(7.8%) △노사관계 불안(1.4%) 등이 투자를 막을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은 경기 활성화,규제 완화 등 정책 당국의 투자 활성화 정책에 보통(3.0점)보다 낮은 2.60점(5점 만점)의 점수를 매겼다.
투자 위축과는 달리 상장사들의 올해 자사주 순매입은 이미 작년 전체의 세 배 수준을 넘어섰다.
이날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들의 자사주 매입 규모는 61개사 7조457억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같은 기간 자사주를 판 규모는 7918억원에 그쳤다.
이에 따라 자사주 순매입 규모가 올해 들어 이미 6조2539억원을 기록해 작년 전체(1조9487억원)의 3.2배에 달했다.
올 자사주 순매입 규모는 자사주 매입이 사상 최대를 기록했던 2003년의 5조5672억원과 비교해도 7000억원가량 더 많은 것이다.
이처럼 자사주 순매입 규모가 급증한 데는 삼성전자 SK㈜ 포스코 등 외국인 투자 비중이 높은 주요 상장사들이 안정적 지분 확보 목적으로 매입하는 사례가 많았기 때문이다.
매년 1조∼2조원대의 자사주를 사들인 삼성전자의 경우 올해도 1조8000억원어치를 매입했다.
삼성전자의 자사주 지분(보통주와 우선주 합계)은 지난해의 10.86%에서 12.6%로 높아졌다.
SK㈜도 지난 4월까지 900만주(5121억원)를 매입한 데 이어 11월부터 1300만주(8632억원)를 사들이기로 하면서 올해 자사주 매입 규모가 1조3753억원으로 삼성전자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지난해까지 100만주에 불과했던 SK㈜의 자사주 규모는 연말까지 2300만주 규모로 불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종우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외국인의 순매수에도 불구하고 자사주 물량이 시장에 쏟아지지 않고 있어 시장 안정성을 높이는 역할을 하고 있다"며 "하지만 경영권 안정을 위해 과도한 자금을 쏟아붓는 건 성장잠재력 확충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경영권 안정을 위한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이러한 자금이 투자에 활용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형호·유창재 기자 chsan@hankyung.com
경기 회복이 지연되고 있는 데다 출자총액제한제도 등 투자를 가로막는 각종 규제가 완화되기는커녕 정책의 불확실성만 더 커졌기 때문이다.
반면 올 들어 자사주 순매입(매입-처분) 규모가 지난해 전체의 세 배 수준을 웃도는 등 기업들이 경영권 방어를 위해 치르는 비용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서울 소재 300개 기업을 대상으로 내년도 투자계획을 조사한 결과 올해 투자를 100으로 봤을 때 내년도 투자증가율이 103.7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고 29일 밝혔다.
올해와 비교해 투자가 3.7% 늘어난다는 얘기다.
지난해와 비교한 올해의 투자 실적이 106.9로 조사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내년 기업 투자는 올해보다 더 악화하는 셈이다.
응답 기업들은 내년도 투자의 가장 큰 걸림돌로 경기 회복 부진(59.7%)을 꼽았다.
다음으로 △정책 불확실성 및 각종 규제(18.8%) △투자자금 부족(12.3%) △고수익 투자처 감소(7.8%) △노사관계 불안(1.4%) 등이 투자를 막을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은 경기 활성화,규제 완화 등 정책 당국의 투자 활성화 정책에 보통(3.0점)보다 낮은 2.60점(5점 만점)의 점수를 매겼다.
투자 위축과는 달리 상장사들의 올해 자사주 순매입은 이미 작년 전체의 세 배 수준을 넘어섰다.
이날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들의 자사주 매입 규모는 61개사 7조457억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같은 기간 자사주를 판 규모는 7918억원에 그쳤다.
이에 따라 자사주 순매입 규모가 올해 들어 이미 6조2539억원을 기록해 작년 전체(1조9487억원)의 3.2배에 달했다.
올 자사주 순매입 규모는 자사주 매입이 사상 최대를 기록했던 2003년의 5조5672억원과 비교해도 7000억원가량 더 많은 것이다.
이처럼 자사주 순매입 규모가 급증한 데는 삼성전자 SK㈜ 포스코 등 외국인 투자 비중이 높은 주요 상장사들이 안정적 지분 확보 목적으로 매입하는 사례가 많았기 때문이다.
매년 1조∼2조원대의 자사주를 사들인 삼성전자의 경우 올해도 1조8000억원어치를 매입했다.
삼성전자의 자사주 지분(보통주와 우선주 합계)은 지난해의 10.86%에서 12.6%로 높아졌다.
SK㈜도 지난 4월까지 900만주(5121억원)를 매입한 데 이어 11월부터 1300만주(8632억원)를 사들이기로 하면서 올해 자사주 매입 규모가 1조3753억원으로 삼성전자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지난해까지 100만주에 불과했던 SK㈜의 자사주 규모는 연말까지 2300만주 규모로 불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종우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외국인의 순매수에도 불구하고 자사주 물량이 시장에 쏟아지지 않고 있어 시장 안정성을 높이는 역할을 하고 있다"며 "하지만 경영권 안정을 위해 과도한 자금을 쏟아붓는 건 성장잠재력 확충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경영권 안정을 위한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이러한 자금이 투자에 활용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형호·유창재 기자 chs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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