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글라데시의 명문대학을 졸업한 압둘하미드는 일자리를 구하러 한국에 와서 취직도 하고 한국 여성과 결혼도 했다.

이름까지 박하미드로 바꿨다.

그러나 퇴근길에 낯선 이방인으로 몰려 폭행을 당하고 병원에 누워 있다.

꿈을 안고 한국 땅에 온 인도네시아의 누르푸아드는 출입국관리사무소 단속반에 쫓겨 숙소에서 뛰어내리다 목숨을 잃었다.

산업기술연수생과 관광비자 등으로 입국한 이주노동자들은 '코리안 드림'을 이루기 위해 밤낮없이 일하지만 불법체류자 신분으로 전락하기 일쑤다.

한국인이 기피하는 더럽고,힘들고,위험한 일들을 하는 데도 '환대 받지 못하는 손님'이다.

이들의 아픔과 희망을 카메라에 담은 사진집 '이주노동자,또 하나의 아리랑'(정동헌 지음,눈빛)이 출간됐다.

책에는 50만명에 달하는 이주노동자의 고단한 삶과 생존을 향한 몸부림,그 속에서도 꿈을 버리지 않고 달리는 모습이 80여점의 사진과 함께 펼쳐져 있다.

저자는 한국경제신문에서 20여년째 산업 현장을 누비는 베테랑 사진기자.그는 "이주노동자 문제는 우리사회의 또 다른 거울"이라며 "이 기록이 그들과 우리 사이의 벽을 허물고 소통과 화합을 이루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사진집 출간 기념으로 오는 1~3일 서울 상명대 예술디자인대학원 갤러리(2287-0152)에서 전시회도 개최한다.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