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프만 연안국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제15회 도하아시안게임은 국민소득 3만5천 달러가 넘는 부국에서 개최되는 대회에 걸맞게 각종 화려한 외양을 자랑하고 있다.

아시안게임 사상 역대 최고액이라는 28억 달러를 쏟아부은 도하는 도시 전체가 이번 대회를 위한 고층건물로 장식됐다고 할 만큼 위용을 뽐내고 있다.

특히 개폐회식이 열리는 칼리파 스타디움 옆에 위치한 아스파이어 인도어홀은 세계에서 가장 큰 돔으로 보는 이의 감탄을 자아내고 있다.

부지가 29만㎡에 이르는 아스파이어돔은 실내 육상트랙과 5천석 규모의 축구경기장, 올림픽 규격의 수영장, 사이클 벨로드롬 뿐 만 아니라 7개 다목적 체육관까지 자리해 배드민턴, 우슈, 역도, 레슬링, 카바디, 복싱, 체조 등 6개 종목이 이 곳에서 벌어진다.

한마디로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전체에 지붕을 씌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그러나 이처럼 외형적인 웅장함과 달리 도하아시안게임조직위원회(DAGOC)는 운영과정에서 곳곳에 미숙함에 드러내 아시안게임 패밀리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DAGOC은 이번 대회를 위해 입국하는 관계자들을 위해 도하국제공항에 아시안게임 패밀리들을 위한 임시 터미널을 신축했지만 이를 제대로 알리는 표지판이 하나도 없어 혼란을 가중하고 있다.

안내문을 찾지 못해 본청사로 들어선 관계자들은 AD카드를 발급받을 수 없는데다 임시청사로 옮겨 간 짐을 찾지 못해 곤혹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운좋게 임시청사를 찾아 왔더라도 빠진 짐이 많아 하염없이 기다릴 수 밖에 없는 게 도하 입성 첫 과정이다.

이번 대회를 위해 급하게 쌓아올린 빌딩들은 벌써부터 심각한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

미디어빌리지에서 거실을 개조해 2인실로 제공된 방들은 샤워실에 배수구가 제대로 뚫리지 않아 매일 물바다를 이루고 있고 일부 방들은 천장에서 물이 새는 경우도 허다하다.

뿐 만 아니라 지난 27일 도하에 소나기가 내렸을 당시에는 메인미디어센터(MMC) 화장실에 물이 쏟아져 정전이 발생했고 28일 미디어빌리지 P2와 P4빌딩은 인근 공사장에서 전력 케이블을 절단하는 사고가 발생해 하루종일 전기공급이 중단, 엘리베이터 작동이 안돼 일부 취재진들은 10여층 계단을 걸어서 오르내리는 불편을 겪기도 했다.

이같은 사태가 잇따라 벌어지는 것은 DAGOC이 조직위원회 직원과 자원봉사자들 마저 외국에서 수입(?)할 만큼 자국내 인력이 부족한 탓으로 선수,임원과 취재진은 물론 관광객들의 불편이 상당기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도하=연합뉴스) shoeles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