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영 두 골..최약체 방글라데시에 3-0 체면치레

특별취재단 = 20년만에 아시안게임 금메달 사냥에 나선 베어벡호가 가볍게 첫 승리를 따냈지만 내용은 만족스럽지 못했다.

핌 베어벡 감독이 이끄는 23세이하 축구대표팀은 28일 밤(이하 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북서쪽 알-가라파 스타디움에서 열린 도하아시안게임 남자축구 B조 조별예선 1차전에서 전반 2분 이천수, 후반 14분과 29분 박주영의 연속골로 방글라데시를 3-0으로 눌렀다.

첫 단추는 그런대로 꽤었지만 우승을 목표로 하는 베어벡호로선 경기 내용 면에서 여러모로 만족스럽지 못한 한 판이었다.

전반 내내 단조롭고 정확하지 못한 측면 크로스에 의존한 공격은 상대 밀집수비에 막혀 답답한 흐름을 이어갔고 고질적인 문제점인 골 결정력도 날카로움을 보여주지 못했다.

아랍에미리트연합(UAE)과 최종 평가전에서 보여준 약속된 세트피스 등 창조적인 플레이도 찾아볼 수 없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58위에 B조 최약체로 꼽히는 방글라데시는 애초부터 한국의 상대가 아니었다.

한국 축구는 방글라데시와 역대 A매치에서 4-0, 9-0으로 승리한 바 있다.

한국은 정조국, 이천수를 전방에, 염기훈과 최성국을 좌.우에 놓고 초반부터 일방적인 공세를 폈다.

전반 2분만에 첫 골이 터졌다.

정조국의 스루패스를 받은 이천수는 상대 수비진이 미처 전열을 정비하기 전 강력한 오른발 대각선 슛으로 골문을 꿰뚫었다.

하지만 이후 후반 초반까지 베어벡호의 공격은 답답했다.

측면 크로스에 세 차례나 자책골 위기를 맞은 방글라데시는 페널티 박스 안에 7-8명이 들어와 밀집 방어를 폈다.

경기가 풀리지 않자 김치우가 전반 28분 중거리슛으로 돌파구를 열어보려 했지만 무위였고 3분 뒤 염기훈은 결정적인 찬스에서 헛발질을 하고 말았다.

전반 32분 이천수의 노마크 슛은 힘이 너무 들어가 크로스바를 훌쩍 넘어갔다.

베어벡 감독은 후반 박주영을 수비수 오범석 대신 투입해 공격력을 배가했다.

박주영이 모처럼 코칭스태프의 부름에 화답했다.

후반 4분 날카로운 슈팅으로 감각을 조율한 박주영은 후반 14분 김치우의 오른쪽 크로스를 유연하게 컨트롤해 문전을 겨냥한 뒤 그림같은 왼발 터닝슛으로 네트를 갈랐다.

후반 20분 헤딩슛이 골키퍼 선방에 가로막힌 박주영은 후반 29분 정조국이 문전에서 헤딩으로 떨궈준 볼을 왼발 대각선 땅볼 슛으로 네트에 꽂아넣었다.

1차전 승리를 챙긴 한국은 12월2일 밤 11시15분 알-아라비 경기장에서 베트남과 B조 조별예선 2차전을 갖는다.

한편 한국과 같은 B조의 바레인은 아드난 사예드 모하메드가 혼자 두 골을 뽑아내는 활약으로 베트남을 2-1로 눌렀다.

193㎝의 장신 모하메드는 베어벡호의 경계대상으로 떠올랐다.

A조의 홈팀 카타르는 요르단을 3-0으로 완파했고 우즈베키스탄은 UAE를 2-1로 제압했다.

(도하=연합뉴스)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