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외환은행의 최대주주인 론스타의 존 그레이켄 회장이 한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국민은행과 체결한 외환은행 주식매각을 위한 본계약을 파기하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밝혀 그 파장이 커지고 있습니다. 취재기자와 함께 그 배경과 향후 매각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합니다.

최은주 기자, 그레이켄 회장의 정확한 발언 내용이 무엇이죠?

[기자]

그레이켄 회장은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즈와의 회견에서 "우리는 내부적으로 대응방안을 검토중이며, 검찰의 수사가 장기화되고 론스타 경영진에 대한 체포영장이 발부된 상황에서 국민은행과 맺은 본계약을 어떻게 해야할지 고려하고 있다. 우리는 계약파기에 대해서 논의중이다."고 말했습니다.

파이낸셜 타임즈는 그레이켄 회장이 검찰 수사로 외환은행 매각이 불가능해졌다면서 수일내로 본계약을 파기할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파이낸셜 타임즈의 자의적인 기사 내용을 제쳐둔다면 론스타의 입장변화는 '계약파기'를 강조했다는 점입니다.

[앵커]

론스타가 계약파기를 언급한 것은 사실 처음이 아닌데요. 그 진의는 무엇일까요?

[기자]

현재로서는 실제로 계약파기를 하기 위한 것이라기 보다는 빠르면 다음주로 예정된 검찰의 수사결과 발표를 앞두고 검찰과 국민은행을 압박하기 위한 카드로 보입니다.

계약파기를 원한다면 당장이라도 국민은행에 통보를 하면 효력을 발휘하는 상황에서 뜸만 들이고 있기 때문이죠.

반면 수사결과 발표에 외환카드 주가조작이나 2003년 외환은행 인수과정에서 불법이 있었다는 의견이 포함될 경우 국민은행과의 계약은 무효가 되기 때문에 이를 위한 사전포석이라는 해석도 가능합니다.

국민은행은 "론스타로부터 계약파기와 관련해 어떠한 통보도 받지 못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강정원 행장도 보고를 받은 직후에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는 전언입니다.

따라서 론스타의 발언 의도는 이처럼 두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포석이 깔린 것으로 보는게 옳을듯 합니다.

[앵커]

그렇다면 론스타가 수사결과 발표를 앞두고 명분을 쌓아가고 있다고 보는게 맞겠군요. 만약 양쪽 가운데 한쪽이라도 계약을 파기한다면 향후 매각일정은 어떤 영향을 받나요?

[기자]

앞서 전해드린대로 검찰수사결과에서 불법성이 드러날 경우 국민은행이 먼저 계약을 파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또 다른 해석도 있는데요. 외환은행 노조의 법률자문을 하고 있는 한누리 법무법인은 론스타가 가장 우려하는 것은 공정위의 기업결함심사라는 것입니다.

공정위 기업심사에서 조건부 승인이 떨어질 경우 국민은행으로의 매각이 무산되기 때문에 이를 대비해 계약파기라는 초강수를 두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아무튼 계약이 파기되면 론스타는 일단 내년 주총에서 대규모 배당을 결의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후에는 배당만큼 낮아진 기업가치를 반영해 국민은행을 포함해 재매각 작업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국민은행, 하나금융지주와 함께 올 봄 외환은행 인수전에 뛰어들었던 싱가포르의 DBS 고위인사가 방한해 감독당국과 외환은행측에 투자의사를 밝혔다고 합니다.

이밖에도 제3의 인수후보로는 영국의 HSBC, 독일의 도이치방크 등이 손꼽히고 있습니다.

하지만 누가 되었든 론스타가 국민은행과 계약을 파기하고 재매각에 나설 경우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여 론스타의 외환은행 투자기간이 예상보다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정리하자면 론스타가 예전과 달리 계약파기의 가능성을 높인 것은 사실이지만 현실적으로는 국민은행이 가장 빠르고 안전한 대상이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따라서 양측의 계약이 지켜질지, 아니면 론스타가 새로운 매각일정에 들어갈지 여부는 검찰의 수사결과와 공정위의 기업결합심사가 가장 큰 변수가 될 전망입니다.

최진욱기자 jwchoi@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