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 프랜시스 후쿠야마 교수는 150여cm를 조금 넘는 듯한 작은 체구에 청바지 차림새였다.

이웃집 형 같은 느낌.두 손에 든 가방 하나를 들어주겠다고 하자 한사코 거절했다.

그렇지만 대화를 나누기 시작하자 어떤 주제에서나 석학다운 냉철함과 분석적인 사고력이 번뜩였다.

인상적이었다.

북한 핵 실험은 당장의 위험이 아니라고 진단한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자는 것이다.

미국인들은 향후 북한이 핵 기술을 해외로 이전하지 않을까 가장 두려워하고 있다고도 전했다.

한국 일본 등 아시아국가들은 초·중·고 교육수준이 '아주(Extremely)' 높으나 미국에 비해 대학 등 고등교육 수준은 뒤처져 있다는 분석을 내렸다.

그 원인을 혁신성과 창의성의 부족에서 찾아냈다.

"아시아 국가들과 달리 미국은 기존의 틀을 존중하지 않고 깨려는 문화가 강해 혁신과 창의가 더 잘 발현되는 경향"이라는 설명이다.

일본계 이민 3세로 미국 국적이나 미국에 대한 비판도 거침없다.

자신의 명저 '역사의 종언(The End Of History and The Last Man)'에서 최종 승자인 '라스트맨'이 미국이냐고 묻자 의외로 'EU(유럽연합)'라고 답했다.

'전쟁 선호적인(War-like)' 미국보다는 상대적으로 평화스럽고 안전한 EU 국가들이 라스트맨에 더 가깝다고 강조했다.

김홍열·김유미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