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6일부터 2주일간 시중은행을 비롯해 주택담보대출이 급증한 25개 금융회사에 대한 현장조사에 나서기로 하면서 당분간 주택담보대출을 받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금감원이 지난 6월과 같이 사실상 대출총량을 규제하는 창구지도에 나서는 것은 아니지만 점검기간 중엔 어떤 형태로든 은행의 영업 위축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5일 시중은행들에 따르면 정부의 부동산 대책의 하나로 금융감독당국이 주택담보대출을 규제할 것으로 알려지자 지난 3일 은행 창구엔 서둘러 주택담보대출을 받으려는 고객들로 북적였다.

대출상담을 진행 중이던 고객들은 앞다퉈 대출계약서를 작성했으며 계약서에 사인한 고객들은 서둘러 승인을 내달라고 졸라대는 모습이 곳곳에서 나타났다.

금감원이 규제에 나설 경우 주택담보대출을 받기가 평소보다 훨씬 어려워질 것이라는 예상에서다.

시중은행의 한 대출창구 담당자는 "본점 론센터에 주택담보대출 승인신청을 올린 건수가 평소의 2~3배였다"고 말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부분 은행들이 LTV(담보인정비율) DTI(총부채상환비율) 등 주택담보대출 제한 규제를 잘 지키고 있어 큰 문제는 없겠지만 금감원의 검사 기간 중에는 모든 대출이 평소보다 엄격하게 적용될 수밖에 없어 고객 입장에선 자금을 융통하기가 빡빡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들은 그러나 판교 아파트 당첨자 등 실수요자들이 대출을 못 받는 사태까지 벌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 은행 관계자는 "판교 당첨자들의 경우 당첨 사실을 증명할 수 있으면 기존 주택 등을 담보로 돈을 빌리는 데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