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는 지난달 12일 LUV(럭셔리 유틸리티 차량) 베라크루즈를 출시하면서 세계적인 고급 SUV(스포츠 유틸리티 차량)와의 본격 경쟁을 선언했다.

김동진 부회장은 신차발표회장에 모인 내외신 기자들 앞에서 "베라크루즈는 미국 등 세계 시장에서 렉서스 RX350과 BMW X5 등 세계 유수의 최고급 SUV와 경쟁하기 위해 탄생했다"고 강조했다.

현대차는 30대 중반에서 50대 초반의 전문직 남성을 베라크루즈의 목표 수요층으로 잡았다.

기존의 SUV 모델들이 레저활동을 즐기는 젊은 층을 겨냥했던 것과 다른 점이다.

사회적으로 성공했으면서 고급 문화활동을 즐기는 계층을 고객으로 끌어들여 베라크루즈를 향후 SUV의 글로벌 플래그십(flagship·최고급 대표모델) 브랜드로 육성해 나간다는 것이 현대차의 전략이다.

차명도 최초의 신대륙 상륙지로 알려져 있는 카리브해 연안의 휴양도시 '베라크루즈' 에서 따와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갖도록 했다.

실제로 성능과 디자인 등에서 세계적인 최고급 SUV에 뒤지지 않는다는 것이 현대차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베라크루즈에 탑재된 V6 승용 디젤엔진은 국내 최초로 독자 개발된 것으로 최고 출력(240마력)에서 세계적인 명차 브랜드인 아우디(233마력)나 벤츠(224마력)의 동급 엔진을 능가한다.

RX350(276마력)과 비교하면 최고 출력에서는 뒤지지만 가속성능을 나타내는 최대 토크에서는 오히려 앞선다.

RX350의 최대 토크가 34.9kg·m인 데 비해 베라크루즈의 최대 토크는 46kg·m에 이른다.

연비도 4륜구동 기준 ℓ당 10.7km로 RX350(ℓ당 9.0km)보다 높다.

또 국내 최초로 6단 자동변속기가 적용돼 연비효율성과 변속감을 향상시켰다.

자체 시험 결과에서는 RX350에 비해 소음도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안전성도 국제적으로 공인됐다.

베라크루즈는 건설교통부가 실시한 국내 안전시험과 미국 연방정부 운수성 산하기관인 고속도로교통안전국(NHTSA)이 실시한 충돌실험에서 모두 최고 등급인 '5 STAR'를 기록했다.

미국 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IIHS)의 실험에서도 역시 최고 평점인 'Good'을 받았다.

내외장 디자인에도 고급 사양이 대거 적용됐다.

범퍼와 후드 앞유리가 유선형으로 이어져 세련미를 내는 동시에 동급 최고 수준의 공기저항계수를 달성했다.

대시보드 등 주요 내장 부위에는 냄새가 없고 내구성이 뛰어난 친환경 우레탄계 소재인 TPU(Thermoplastic Urethane)를 적용해 실내 환경을 쾌적하게 만들었다.

색상도 외장 8종,내장 3종을 적용해 개성이 강한 고객들의 다양한 요구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세계 유수 럭셔리 SUV와 비교했을 때 엔진 성능에서 편의사양에 이르기까지 충분한 경쟁력을 갖췄다고 본다"고 말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