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조던과 타이거 우즈 등의 광고로 유명한 스포츠용품 업계의 거인 나이키.전 세계 청소년들의 우상이 되어 버린 이 회사도 한때 침체의 늪에 빠질 뻔했다.

1994년부터 5년 연속 3배 이상의 경이적인 성장률을 기록한 뒤 서서히 성장률 둔화의 기미를 보이기 시작했던 것이다.

회사는 즉각 경영 혁신을 단행했다.

이 때 나이키가 경쟁 상대로 규정한 것은 리복이나 아디다스 같은 스포츠용품 회사가 아니라 뜬금없게도 전혀 분야가 다른 소니와 닌텐도,애플이었다.

왜 그랬을까? 이유는 간단하다.

나이키의 주 타깃은 청소년들이다.

젊은 애들이 닌텐도 게임에 정신이 팔려서 운동하러 집 밖에 나가지 않는다면 운동화 매출이 줄어들 수밖에 없지 않은가.

'나이키의 상대는 닌텐도다'(정재윤 지음,마젤란)는 바로 이런 사례들을 중심으로 향후 5년간 마케팅의 핵심이 될 트렌드 여덟 가지를 제시하고 구체적인 실행 지침을 알려 준다.

나이키의 경우를 통해서는 '동종 업계의 평면적인 시장점유율 경쟁이 타 업종의 고객 시간점유율 경쟁으로 바뀌고 있다'는 사실을 일깨운다.

그리고 신규 고객보다 기존 고객의 시간점유율을 더 중시하라,시의적절한 커뮤니케이션에 집중하라 등의 세부 전략을 덧붙인다.

이 책은 고객의 관심을 끌기 위해 독특하고 재미 있는 '엔터테인먼트'와 브랜드에 이야기를 가미하는 '스토리 텔링'을 잘 활용하라고 권한다.

또 파급 효과가 엄청난 '입소문 마케팅'과 1인 미디어 시대의 '사용자 제작 콘텐츠(UCC)'에 집중하는 것도 잊지 말라고 조언한다.

나아가 고객의 성향이 유행과 개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쪽으로 이동하는 시대의 '자기중심 경제' 코드를 충분히 이해하고 열정 고객들을 '브랜드 전도사'로 만들며 변덕스런 고객을 사로잡기 위해서는 시간·장소·상황을 함께 접목한 '정황 마케팅'까지 펼치라고 말한다.

저자는 국내 입소문 마케팅 분야를 개척한 인터넷 마케팅 전문가.

그는 이 책에서 싸이월드와 SK텔레콤 삼성 메르세데스 할리데이비슨 등 국내외 사례는 물론 닌텐도 라쿠텐 등 우리와 닮은 일본 시장의 밑바닥까지 철저히 분석하고 조망한다.

그만큼 살아 움직이는 시장 흐름이 생생하게 담겨 있어 새로운 트렌드에 목마른 기업과 현장 마케터들의 갈증을 풀어 줄 것으로 보인다.

288쪽,1만2000원.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