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이 국내 IT주를 바라보는 시각이 냉담하다. 외국인은 2일 IT주 490억원 어치를 매도했다.

전기전자 업종에 대한 연속 순매도는 벌써 18일째다. 이 기간중 누적 순매도금액은 1조6131억원에 달한다.

특히 삼성전자를 비롯해 하이닉스 LG필립스LCD 등 대형 IT주에 대한 매도세가 아직까지 그치지 않고 있다.

외국인이 전기전자 업종에 대한 '팔자' 기조를 계속해서 유지한다면 오는 8일에는 외국인 IT주 연속 매도 최장기록이 나온다.

올해 전기전자 업종에 대한 외국인의 연속 순매도 최장기간은 지난 3월 한달 동안 21일.

북한이 6자회담 복귀를 선언하는 등 시장에 따뜻한 기운이 돌고 있는 상황에서 외국인의 IT 집중 매도가 지루한 박스권을 탈출하려는 국내 증시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이다.

삼성증권 황금단 연구원은 "IT로 대표되는 기업 실적의 가시성을 확보하는 것이 연말 랠리를 위한 중요한 선결 과제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시장의 컨센서스가 형성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올 4분기에서 내년 1분기까지의 이익 가시성도 확보되지 못한 상황이라는 지적이다.

굿모닝신한증권도 이날 외국인 수급의 해결 여부가 박스권 탈출의 관건이라고 판단했다.

김중현 연구원은 "투자심리와 펀더멘털의 호재에도 불구하고 당장에 가시적인 시장흐름의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이는 현재 국내 증시 최대 현안이 북핵 문제가 아니라 IT주에 집중되고 있는 외국인들의 매도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비해 IT주의 주도권 회복은 어디까지나 단기 조정 요인일 뿐 시장의 방향성 자체를 바꿀 요인이 아니라는 신영증권의 분석도 제기돼 IT를 둘러싼 엇갈리 시각을 그대로 드러냈다.

더 나아가 메리츠증권 심재엽 연구원은 "IT주가 기술적인 반등 구간에 진입하고 있다"면서 "향후 지수 상승의 잣대가 될 수 가능성이 있다"는 긍정적인 관측을 내놓기도 했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