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스탄 알마티의 아우에조프구 사이나가 서쪽 8만여평의 부지에선 요즘 건물 철거 작업이 한창이다. 한국의 우림건설과 우리은행 등이 힘을 모아 해외 주택 사업 가운데 가장 큰 규모로 개발·시공 중인 '알마티 애플타운'이 들어설 곳이다.

2010년 12월까지 블록별로 1~3차에 걸쳐 순차적으로 개발된다.

"지난해 나와 답사 작업을 진행하면서 이곳에 인생을 걸어보겠다고 결심했습니다." 현장에서 만난 우림건설의 권종호 실장은 "러시아 말(카자흐스탄은 러시아어를 공용어로 쓴다)을 한마디도 못해 그간 고생도 많았다"며 "하지만 몸으로 뛰며 사업을 추진해왔고 이젠 자신감도 얻었다"고 의욕을 보였다.

권 실장은 총 사업 규모 약 23억달러에 달하는 이번 공사의 진행을 총괄하고 있다.

우림건설은 걱정거리였던 자금 문제도 해소했다.

우리은행을 중심으로 한 국내 5개 금융회사가 공동으로 2000억원을 '프로젝트 파이낸싱'(PF:대규모 사업을 담보로한 대출) 형식으로 빌려줬기 때문.고경수 우리은행 IB사업단 PF팀 부부장은 "카자흐스탄은 투자 적격 등급을 받은 나라이고 정부 차원에서 외국인 투자를 장려하는 특별법이 제정돼 있는 등 투자 환경이 매우 양호하다"며 "특히 알마티의 경우 소득 수준이 높은 반면 주택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신규 아파트 사업이 매우 유망하다"고 말했다.

이행기 우림건설 카자흐스탄 법인장은 "이제 건물 잘 지을 일만 남았다"며 "회사의 성공도 성공이지만 중앙아시아의 한복판에서 한국을 알린다는 게 매우 뿌듯하다"고 말했다.

그는 "회사의 사운을 걸고 진행하는 사업인 만큼 직원들 역시 반드시 성공하겠다는 의지가 충만하다"고 덧붙였다.

우림건설은 애플타운의 성공을 위해 고급화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현재 알마티 시내 아파트 값은 평당 700만원 수준.권 실장은 "마감재 등을 차별화해 평당 1000만원 선 이상도 노려볼 수 있을 것"이라며 "한국과는 달리 건물을 지어나가면서 분양가를 계속 조정해 나갈 수 있기 때문에 더욱더 완벽한 시공을 위해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9월 말엔 한명숙 국무총리가 중앙아시아 순방 기간 중 현장을 방문해 관계자들을 격려하기도 했다.

애플타운은 건축 연면적만 해도 37만9000여평으로 여의도의 3분의 1 수준이다.

서비스 시설과 지하 주차장이 달린 고층 주상복합 아파트 4200여가구와 호텔 업무시설 부대시설 등이 들어선다. 알마티의 명소인 천산에 둘러싸여 뛰어난 조망권을 확보한 것도 빼어난 장점이다.

김일수 주카자흐스탄 대사는 "한국의 70~80년대 개발 붐이 카자흐스탄에 일고 있다"며 "특히 카자흐스탄의 정치적 안정과 대외 개방 체제는 기업들에 충분한 투자 매력"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