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토종기업들이 장악해 온 편의점 시장에 외국계 기업들의 진출이 확대되고 있다.

중국 내수시장이 급속 팽창하면서 백화점,할인점에 이어 편의점 분야에서도 중국 내·외국 기업 간 각축전이 본격화하고 있는 것.

콰이커(快客),하오더(好德),커디(可的) 등 중국 토종 업체들의 아성에 뛰어든 외국계는 주로 아시아 기업들.로손,훼미리마트 등 일본계 편의점 업체들이 최근 2∼3년 사이 점포수를 늘리면서 중국 편의점 시장규모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막강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중국 진출에 성공한 프랑스 까르푸나 미국 월마트 등의 할인점에 비해 상대적으로 자본력이 약한 아시아계 유통업체들이 틈새시장인 편의점 시장 공략에 주력하고 있는 것도 주목거리다.

후원장(湖文章) 상하이 프랜차이즈협회 회장은 "중국 내 올 상반기 편의점 개장 건수는 4092곳으로 작년 동기 대비 50.8% 늘었다"며 "작년 전체 편의점 시장규모는 1900억위안(한화 약 23조원)으로 매년 30%에 가까운 신장률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 기간 중 4조6092억원으로 전년 대비 10.7% 확대된 한국 편의점업계보다 성장속도가 훨씬 빠르다.

주거단지가 밀집돼 있는 상하이 푸둥지구에는 100m가량의 대로변을 따라 1년 사이 경쟁 편의점 업체 세 곳이 들어서기도 했다.

점포가 갑작스레 늘면서 매출 하락을 면치 못하는 점포도 나오기 시작했다.

2년 전 푸둥에 콰이커 편의점을 차린 유시(又熙)씨는 "개업 초창기에는 20평 매장에서 하루 평균 6000∼7000위안(한화 약 72만∼84만원)의 매출을 올렸는데 올 6월 근처에 새로운 외국계 편의점이 들어서면서 매출이 30%가량 줄어들었다"며 "토종 브랜드란 메리트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고 털어놨다.

이처럼 중국 내 유통시장은 갈수록 커지고 있으나,한국 유통업체의 진출은 아직 미미한 단계다.

신세계이마트가 중국 내 할인점 7곳을 운영하고 있고,롯데백화점이 최근 베이징 진출을 확정지은 것 외에 편의점 진출은 전무한 상태.

반면 일본 기업들은 1992년 베이징에 이세탄,미쓰코시 등 백화점 진출을 시작한 데 이어 최근에는 중국 및 대만 유통업체들과 합작을 통해 편의점시장으로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다.

상하이=장성호 기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