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파스 인수' SK컴즈 "전세계인이 일촌맺는 그날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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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현오 SK커뮤니케이션즈 대표(46).그는 요즘 인터넷 업계 최고의 뉴스메이커다.
그가 지나가면 뉴스가 떨어진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지난달 검색포털 엠파스와 코난테크놀로지를 820억원에 전격 인수한 직후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가진 기자간담회도 그런 자리였다.
취재·사진기자 100명가량이 몰린 곳에서 유 대표는 "검색 1위인 네이버를 꺾어보겠다"고 도전장을 던졌다.
◆사이버 세상의 칭기즈칸
유 대표의 첫 인상은 부드럽다.
힘주지 않은 머리스타일,알아듣기 힘든 허스키한 목소리,아담한 체형,노타이 차림…형이나 오빠 같은 인상이다.
사실 그는 2003년 싸이월드 합병에 관여하기 전까지 인터넷 업종과 무관한 대기업 직장인이었다.
그의 끼가 서서히 발휘되기 시작한 것은 입사 16년째인 1999년 SK텔레콤 근무 때였다.
유 대표는 SK텔레콤 전략기획실 기업전략팀장과 인터넷 전략본부장을 맡으면서 인터넷 세계에 본격적으로 발을 들여놓았다.
SK텔레콤 경영전략실장이던 2003년 8월 유 대표는 인생을 바꾸는 계기를 만났다.
싸이월드 인수였다.
그는 이후 싸이월드를 세계 유일의 온라인 커뮤니티로 탈바꿈시켰다.
실물도 없는 사이버 머니인 도토리를 1개 100원에 파는 놀라운 수완을 발휘했다.
못먹는 도토리를 판다는 점에서 그는 21세기 봉이 김선달로 비유되기도 했다.
크리스마스 등 성수기 때 그는 하루에 400만개의 도토리(4억원)를 팔기도 했다.
지난해 매출 1600억원 중 싸이월드 매출이 50%를 차지할 정도로 '유 선달'의 수완은 대성공을 거뒀다.
그는 "싸이월드를 인수할 때 사람을 모두 받아들인 게 성공비결이 됐다"고 말했다.
벤처기업이던 싸이월드의 문화와 SK커뮤니케이션의 문화를 잘 접목한 것이 성공의 열쇠역할을 했다는 것.그는 "벤처 회사와 결합한 대기업들이 실패했던 이유 중 하나가 문화융합의 실패 때문"이라고 평했다.
최근 들어 인터넷 업계 관계자들은 유 대표를 '사이버 세상의 칭기즈칸
'이라고 부른다.
국내 최대의 커뮤니티 사이트라는 사실에 만족하지 않고 싸이월드를 세계무대로 수출하고 있는 데 따른 평가다.
싸이월드는 중국 일본 대만 베트남에 이어 독일과 인터넷의 본고장이라고 하는 미국까지 입성했다.
미국과 독일에는 현지법인을 세웠으며 내년이면 본격 서비스가 시작될 전망이다.
유 대표의 아이디어가 또한번 빛난 것은 싸이월드와 메신저 네이트온의 연동이었다.
2년 전만 해도 국내의 대표 메신저는 마이크로소프트 메신저였다.
네이트온이 상대하지 못할 정도로 MS메신저는 독보적이었다.
하지만 싸이월드 가입자가 1000만명을 향하자 유 대표는 네이트온에서 싸이월드 미니홈피로 바로 갈 수 있는 연동서비스를 내놓았다.
이렇게 되자 시장 양상은 180도 달라졌다.
네이트온 이용자가 MS메신저 이용자 수를 앞지르기 시작했다.
2004년 9월 싸이월드 가입자가 1000만명이 넘자 MS메신저는 따라올 수 없게 됐다.
지금은 네이트온의 절반에 그칠 정도다.
2위 서비스가 MS메신저를 누른 것은 네이트온메신저가 처음이었다.
◆국경도 관세도 없다
짧은 시간 동안 싸이월드와 네이트온의 성장세를 일궈낸 유 대표는 "졸면 죽는다"는 모토를 갖고 있다.
"이 바닥은 잠시라도 한눈 팔면 죽는 곳입니다.
이제 시작일 뿐"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는 앞으로 인터넷을 이끌어 나갈 양축은 '1인미디어'와 '검색'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가별,언어별로 검색 사이트를 나누는 것은 이제 의미가 없어집니다.
인공지능(AI)에 기반한 자동번역시스템이 등장하면 모든 것은 통합될 것입니다." 그 안을 채우는 콘텐츠는 트렌드에 따라 수시로 바뀌겠지만 검색과 1인미디어는 변함 없을 것이라는 확신이다.
검색포털인 엠파스와 검색엔진 기술을 가진 코난테크놀로지를 인수한 것도 이 같은 미래예측에 바탕을 두고 있다.
유 대표가 궁극적으로 꿈꾸는 인터넷 세상은 무엇일까.
바로 오프라인의 끈끈한 사회적 네트워크 시스템이 온라인에서 그대로 구현된 세상이다.
"전세계인들이 일촌(싸이월드의 사이버 인맥)을 맺고 하나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그는 유·무선 연동이 만들어내는 세상을 생각하면 마음이 급해진다고 한다.
"인공지능을 이용해 모바일 플랫폼과 연동시키는 문제는 꼭 풀어야 할 숙제입니다." 휴대폰 외에 다른 플랫폼이나 미디어와도 연동해야만 '개방과 공유'라는 웹2.0 정신에 부합한다는 것이다.
그는 웹2.0시대를 더 공부하기 위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전시회 참석차 곧 출국한다.
글 김정은·사진 허문찬 기자 likesmile@hankyung.com
그가 지나가면 뉴스가 떨어진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지난달 검색포털 엠파스와 코난테크놀로지를 820억원에 전격 인수한 직후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가진 기자간담회도 그런 자리였다.
취재·사진기자 100명가량이 몰린 곳에서 유 대표는 "검색 1위인 네이버를 꺾어보겠다"고 도전장을 던졌다.
◆사이버 세상의 칭기즈칸
유 대표의 첫 인상은 부드럽다.
힘주지 않은 머리스타일,알아듣기 힘든 허스키한 목소리,아담한 체형,노타이 차림…형이나 오빠 같은 인상이다.
사실 그는 2003년 싸이월드 합병에 관여하기 전까지 인터넷 업종과 무관한 대기업 직장인이었다.
그의 끼가 서서히 발휘되기 시작한 것은 입사 16년째인 1999년 SK텔레콤 근무 때였다.
유 대표는 SK텔레콤 전략기획실 기업전략팀장과 인터넷 전략본부장을 맡으면서 인터넷 세계에 본격적으로 발을 들여놓았다.
SK텔레콤 경영전략실장이던 2003년 8월 유 대표는 인생을 바꾸는 계기를 만났다.
싸이월드 인수였다.
그는 이후 싸이월드를 세계 유일의 온라인 커뮤니티로 탈바꿈시켰다.
실물도 없는 사이버 머니인 도토리를 1개 100원에 파는 놀라운 수완을 발휘했다.
못먹는 도토리를 판다는 점에서 그는 21세기 봉이 김선달로 비유되기도 했다.
크리스마스 등 성수기 때 그는 하루에 400만개의 도토리(4억원)를 팔기도 했다.
지난해 매출 1600억원 중 싸이월드 매출이 50%를 차지할 정도로 '유 선달'의 수완은 대성공을 거뒀다.
그는 "싸이월드를 인수할 때 사람을 모두 받아들인 게 성공비결이 됐다"고 말했다.
벤처기업이던 싸이월드의 문화와 SK커뮤니케이션의 문화를 잘 접목한 것이 성공의 열쇠역할을 했다는 것.그는 "벤처 회사와 결합한 대기업들이 실패했던 이유 중 하나가 문화융합의 실패 때문"이라고 평했다.
최근 들어 인터넷 업계 관계자들은 유 대표를 '사이버 세상의 칭기즈칸
'이라고 부른다.
국내 최대의 커뮤니티 사이트라는 사실에 만족하지 않고 싸이월드를 세계무대로 수출하고 있는 데 따른 평가다.
싸이월드는 중국 일본 대만 베트남에 이어 독일과 인터넷의 본고장이라고 하는 미국까지 입성했다.
미국과 독일에는 현지법인을 세웠으며 내년이면 본격 서비스가 시작될 전망이다.
유 대표의 아이디어가 또한번 빛난 것은 싸이월드와 메신저 네이트온의 연동이었다.
2년 전만 해도 국내의 대표 메신저는 마이크로소프트 메신저였다.
네이트온이 상대하지 못할 정도로 MS메신저는 독보적이었다.
하지만 싸이월드 가입자가 1000만명을 향하자 유 대표는 네이트온에서 싸이월드 미니홈피로 바로 갈 수 있는 연동서비스를 내놓았다.
이렇게 되자 시장 양상은 180도 달라졌다.
네이트온 이용자가 MS메신저 이용자 수를 앞지르기 시작했다.
2004년 9월 싸이월드 가입자가 1000만명이 넘자 MS메신저는 따라올 수 없게 됐다.
지금은 네이트온의 절반에 그칠 정도다.
2위 서비스가 MS메신저를 누른 것은 네이트온메신저가 처음이었다.
◆국경도 관세도 없다
짧은 시간 동안 싸이월드와 네이트온의 성장세를 일궈낸 유 대표는 "졸면 죽는다"는 모토를 갖고 있다.
"이 바닥은 잠시라도 한눈 팔면 죽는 곳입니다.
이제 시작일 뿐"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는 앞으로 인터넷을 이끌어 나갈 양축은 '1인미디어'와 '검색'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가별,언어별로 검색 사이트를 나누는 것은 이제 의미가 없어집니다.
인공지능(AI)에 기반한 자동번역시스템이 등장하면 모든 것은 통합될 것입니다." 그 안을 채우는 콘텐츠는 트렌드에 따라 수시로 바뀌겠지만 검색과 1인미디어는 변함 없을 것이라는 확신이다.
검색포털인 엠파스와 검색엔진 기술을 가진 코난테크놀로지를 인수한 것도 이 같은 미래예측에 바탕을 두고 있다.
유 대표가 궁극적으로 꿈꾸는 인터넷 세상은 무엇일까.
바로 오프라인의 끈끈한 사회적 네트워크 시스템이 온라인에서 그대로 구현된 세상이다.
"전세계인들이 일촌(싸이월드의 사이버 인맥)을 맺고 하나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그는 유·무선 연동이 만들어내는 세상을 생각하면 마음이 급해진다고 한다.
"인공지능을 이용해 모바일 플랫폼과 연동시키는 문제는 꼭 풀어야 할 숙제입니다." 휴대폰 외에 다른 플랫폼이나 미디어와도 연동해야만 '개방과 공유'라는 웹2.0 정신에 부합한다는 것이다.
그는 웹2.0시대를 더 공부하기 위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전시회 참석차 곧 출국한다.
글 김정은·사진 허문찬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