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지능'을 읽은 독자들이라면 대니얼 골먼의 차기작이 어떤 책일지 한 번쯤 궁금했을 것이다.

전 세계 500만 독자들이 읽은 책 아닌가.

게다가 미국 대기업의 80%가 그의 감성지능을 도입했고 우리나라에서는 감성 리더십을 유행시킨 주인공이기도 하다.

얼마 전 그의 신간이 '사회지능'이란 이야기를 들었을 때 '역시 골먼이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역사적으로 인간은 기술문명을 창조해왔지만 동시에 기술의 발달은 인간 능력의 조건을 변화시켜 왔다.

인간의 능력이 IQ와 EQ를 넘어 이제 SQ로 진화한다는 골먼의 전망은 개인뿐 아니라 사회 차원에서도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SQ란 무엇일까.

SQ는 상대방의 감정과 의도를 읽고 타인과 잘 어울리는 능력을 말한다.

IQ,EQ가 개인의 지적,감성적 능력이었다면 SQ는 사람과 사람을 잇는 관계의 기술이다.

사람들 간의 업무가 복잡하게 얽히고설킨 현대사회에서 개인의 능력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문제를 풀 줄 아는 능력이다.

미국 기업들이 신입사원 채용과 리더의 승진 과정에서 SQ가 탁월한 사람을 우선으로 중용한다고 '더 타임스'는 전한 적이 있다.

이처럼 SQ는 인간관계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자리잡게 되었고 성공하는 리더들의 필수 능력으로 다가온 것이다.

골먼은 한 발 더 나아가 현대 사회의 부조리에 대한 치유책으로 SQ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독일 철학자 마르틴 부버는 '나·너'의 관계가 '나·그것'의 관계로 대체되면서 인간의 행복을 해친다고 이야기했다.

급속한 기술문명의 발전은 인간에게 편리성을 제공하는 대신 '너'를 '그것'으로 대상화했고 개인의 고립과 사회적 우울을 낳게 했다.

이러한 소외와 편견은 본질을 왜곡시키고 결국 민족분쟁과 종교분쟁으로 확산되기도 했다.

SQ의 핵심인 타인에 대한 동정과 공감 그리고 이타심,'따뜻한 사회적 연결'은 물질 위주의 현대 사회가 낳은 부조리를 불식시키고 인류의 공존을 위한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저자는 강조하고 있다.

'SQ 사회지능'(장석훈 옮김,웅진지식하우스)은 골먼이 그동안 연구한 성공지능의 완결판이라 할 수 있다.

골먼은 감성지능 이후에 등장한 최신 과학이론의 연구 결과들을 흥미로운 이야기로 엮으면서 그의 사회지능 이론을 구축했다.

결국 'SQ 사회지능'은 '감성지능'과 짝패를 이루는 책으로 골먼의 수십 년 연구과제인 개인과 사회에 필요한 인간 지능의 패러다임을 집대성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세계적인 심리학자이자 경영 컨설턴트답게 대니얼 골먼은 이 책을 통해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인간관계의 패러다임을 제시하며 개인이 갖추어야 할 성공 마인드가 어떤 것인지를 명쾌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또한 효율적이지만 사랑이 결핍된 조직과 제도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도 제시하고 있다.

현대사회에서 성공하고 싶다면,제대로 사랑하고 싶다면,진정으로 행복하길 원한다면 이 책을 한 번쯤 탐독해야 하지 않을까.

책을 읽는 내내 이런 생각을 했다.

558쪽,1만8000원.

박태일 현대경제연구원 컨설팅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