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임을 앞둔 이종석 통일부 장관이 26일 국정감사에서 그동안의 답변태도와 확연히 다른 태도를 보여 눈길을 끌었다.

이 장관은 통일정책과 관련해 야당 의원들의 집요한 공세에도 좀처럼 목소리를 높이지 않았지만,이날은 '호통'에 가깝게 대답해 주위를 놀라게 했다.

이 장관을 '세작(細作)',즉 간첩으로 표현했던 한나라당 김용갑 의원의 발언이 단초가 됐다.

김 의원은 "이 정권의 대북정책 목표가 김정일 정권살리기를 통한 분단 고착화"라며 지난 6월15일 민족대축전이 열린 광주를 해방구라고 표현했다.

그러자 이 장관은 즉각 "국민이 뽑은 정부에 대해 그렇게 말하는 것은 대단히 유감"이라고 받아쳤다.

이 장관은 이어 2003년 10월 김 의원이 자신을 송두율 교수의 배후세력으로 지목했다가 사과한 것을 거론했다.

그는 "송 교수와 만난 적도 없는 저한테…"라고 말을 꺼내자 김 의원이 가로막았지만 이 장관은 "말씀들으십시요"라고 목소리를 더욱 높였다.

김 의원이 당황한 듯 "답변만 하세요"라고 하자 이 장관은 오히려 "답변하고 있지 않습니까"라고 반격했다.

한편 김 의원의 '해방구'발언에 대해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강력 반발하면서 오후에 국감이 정회된 끝에 속개되지 못하는 등 파행을 겪었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