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보사 "울고 싶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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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보험은 공(公)보험인가.'
올 들어 손해보험사들이 잇따라 자동차보험료를 인상해 소비자들의 불만을 사고 있지만 보험료는 지난 10년 동안 오히려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2005년 자동차 1대당 평균 보험료는 60만6000원으로 10년 전인 1996년의 64만2000원보다 5.6%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이 기간 중 각종 보험원가는 급등했다.
건강보험수가(의료비)는 10년 전에 비해 80.3% 올랐으며 정비수가(자동차 수리비)는 74.4%,일용임금은 56.1% 인상됐다.
지난 10년 동안 소비자 물가도 36.4% 상승했다.
그런데도 1대당 자동차보험료가 오히려 떨어진 것은 보험사 간 과당경쟁을 주된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 특히 2000년 이후 인터넷,전화 등 온라인 전문 자동차보험사들이 가세하면서 가격경쟁이 더욱 뜨거워졌다는 분석이다. 이와 함께 금융감독당국이 보이지 않게 가이드 라인을 제시하며 가격을 통제해 온 점도 보험료 현실화를 막은 요인으로 지적할 수 있다.
손보사 관계자들은 "과거에는 누구나 운전할 수 있는 '기본계약'이 주류였으나 최근 들어 부부한정,1인한정 등 한정특약으로 가입하는 고객이 늘면서 1대당 보험료가 낮아진 측면도 있지만 가장 큰 원인은 과당경쟁"이라고 설명했다.
보험원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과당경쟁에 발목이 잡혀 보험료를 제때 인상하지 못하게 되자 손보사들은 지난 7년 연속 자동차보험에서 적자를 보고 있다. 1999년부터 2005년까지 7년간 누적 영업손실은 2조9823억원에 이른다.
최근 들어 자동차사고 증가 여파로 손해율(보험금지급액÷보험료)이 급등,자동차보험 수지 악화는 더욱 심화되고 있다. 올 들어 4~8월까지 업계 평균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78.5%를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 72.6%에 비해 5.9%포인트 급등했다. 일부 회사는 90%를 웃돈다. 그 결과 올 1분기(4~6월) 중 자동차보험의 영업적자는 1963억원으로 사상 최악이다.
통상 손보사들은 자동차보험의 예정손해율을 72% 수준으로 잡고 보험료를 산출한다. 손해율이 72%를 웃돌면 적자를 보게 되는 구조다. 이 같은 정황을 고루 감안하면 손보사들의 자동차보험료 인상을 무조건 탓할 수만도 없는 상황이다. 대부분의 손보사들은 보험료 원가 인상 요인(6~8%) 만큼 가격을 올리지 못하고 눈치를 보며 '찔끔찔끔' 올리고 있다.
이에 대해 손보사 한 관계자는 "경쟁이 워낙 치열한 데다 소비자 권익보호에 무게를 두고 감독을 펼치는 감독당국의 눈치도 봐야 하기 때문에 소신껏 보험료를 책정하기 어렵다"고 하소연한다.
하지만 정작 금감원 관계자는 "손보사들에 보험료 인상요인 만큼 올릴 수 있도록 지도하고 있지만 경쟁 때문에 스스로 보험료 인상을 자제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한 손보사 임원은 "경쟁 구도를 고려하면 당장 자동차보험 적자를 메우기 위한 뾰족한 대안을 찾기가 쉽지 않다"며 "보유자산의 투자수익에서 벌어들인 이익으로 자동차보험의 적자를 메우는 현상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
올 들어 손해보험사들이 잇따라 자동차보험료를 인상해 소비자들의 불만을 사고 있지만 보험료는 지난 10년 동안 오히려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2005년 자동차 1대당 평균 보험료는 60만6000원으로 10년 전인 1996년의 64만2000원보다 5.6%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이 기간 중 각종 보험원가는 급등했다.
건강보험수가(의료비)는 10년 전에 비해 80.3% 올랐으며 정비수가(자동차 수리비)는 74.4%,일용임금은 56.1% 인상됐다.
지난 10년 동안 소비자 물가도 36.4% 상승했다.
그런데도 1대당 자동차보험료가 오히려 떨어진 것은 보험사 간 과당경쟁을 주된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 특히 2000년 이후 인터넷,전화 등 온라인 전문 자동차보험사들이 가세하면서 가격경쟁이 더욱 뜨거워졌다는 분석이다. 이와 함께 금융감독당국이 보이지 않게 가이드 라인을 제시하며 가격을 통제해 온 점도 보험료 현실화를 막은 요인으로 지적할 수 있다.
손보사 관계자들은 "과거에는 누구나 운전할 수 있는 '기본계약'이 주류였으나 최근 들어 부부한정,1인한정 등 한정특약으로 가입하는 고객이 늘면서 1대당 보험료가 낮아진 측면도 있지만 가장 큰 원인은 과당경쟁"이라고 설명했다.
보험원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과당경쟁에 발목이 잡혀 보험료를 제때 인상하지 못하게 되자 손보사들은 지난 7년 연속 자동차보험에서 적자를 보고 있다. 1999년부터 2005년까지 7년간 누적 영업손실은 2조9823억원에 이른다.
최근 들어 자동차사고 증가 여파로 손해율(보험금지급액÷보험료)이 급등,자동차보험 수지 악화는 더욱 심화되고 있다. 올 들어 4~8월까지 업계 평균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78.5%를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 72.6%에 비해 5.9%포인트 급등했다. 일부 회사는 90%를 웃돈다. 그 결과 올 1분기(4~6월) 중 자동차보험의 영업적자는 1963억원으로 사상 최악이다.
통상 손보사들은 자동차보험의 예정손해율을 72% 수준으로 잡고 보험료를 산출한다. 손해율이 72%를 웃돌면 적자를 보게 되는 구조다. 이 같은 정황을 고루 감안하면 손보사들의 자동차보험료 인상을 무조건 탓할 수만도 없는 상황이다. 대부분의 손보사들은 보험료 원가 인상 요인(6~8%) 만큼 가격을 올리지 못하고 눈치를 보며 '찔끔찔끔' 올리고 있다.
이에 대해 손보사 한 관계자는 "경쟁이 워낙 치열한 데다 소비자 권익보호에 무게를 두고 감독을 펼치는 감독당국의 눈치도 봐야 하기 때문에 소신껏 보험료를 책정하기 어렵다"고 하소연한다.
하지만 정작 금감원 관계자는 "손보사들에 보험료 인상요인 만큼 올릴 수 있도록 지도하고 있지만 경쟁 때문에 스스로 보험료 인상을 자제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한 손보사 임원은 "경쟁 구도를 고려하면 당장 자동차보험 적자를 메우기 위한 뾰족한 대안을 찾기가 쉽지 않다"며 "보유자산의 투자수익에서 벌어들인 이익으로 자동차보험의 적자를 메우는 현상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