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자유무역협정(FTA) 4차 협상이 23일 제주도 신라호텔에서 시작됐으나 첫날부터 난항을 거듭했다.

양국 대표단은 전체 19개 분과·작업반 중 상품과 농업 섬유 자동차 의약품 등 12개 분과 회의를 열어 협의를 벌였지만 핵심인 상품 분과의 협상이 진전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양국 협상단은 6차 협상 날짜를 협의하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져 협상이 내년 초까지 연장될 가능성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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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FTA 한국측 협상단에 따르면 이날 열린 상품 분과 첫날 협상에서 한국 협상단은 "미국측이 협상을 앞두고 새로 제안한 상품 분야 양허안(개방안) 2차 수정안이 미흡하다"며 추가적인 개선을 요구했지만 미국측은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은 지난 9일 자동차부품 등 70~80여개 품목의 관세철폐를 앞당기겠다는 상품 양허안 2차 수정안을 제시했다.

협상단 관계자는 "미국측의 수정안이 턱없이 미흡하지만 미국은 자동차부품 등 일부 자신들의 민감 품목의 개방을 앞당겼다며 새로운 수정을 거부하고 있다"고 협상 분위기를 전했다.

이혜민 상품 분과 대표는 오전 협상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협상이 상당히 어렵다"고 말했다.

또 개성공단 제품의 한국산 인정 문제를 다루는 원산지 분과와 자동차 작업반의 협상도 순탄치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