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디젤車는 잘 나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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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승용차 시장에서 수입 디젤 승용차의 인기가 치솟고 있는 반면 국산 디젤 승용차는 부진을 거듭해 대조를 이루고 있다.
18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9월 말까지 판매된 수입 디젤 승용차는 1846대로 지난해 연간 판매량 372대를 훌쩍 넘어섰다.
수입차 판매량의 전월 대비 증가 폭이 2%에 그쳤던 지난달에도 디젤 승용차의 판매량은 12%나 늘어났다.
수입 디젤 승용차의 판매 상승세는 폭스바겐 크라이슬러 푸조 등이 이끌고 있다.
지난해 9월 출시돼 42대가 판매된 폭스바겐 페이톤 3.0TDI는 올해 들어 9월까지 371대가 팔렸다.
크라이슬러 300C는 지난 2월 출시 이후 276대가 판매됐다.
지난해 수입 디젤 승용차로는 가장 많은 266대가 팔리며 돌풍을 일으켰던 푸조 407 HDi는 올해도 지난달까지 252대가 팔리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업계는 수입 디젤 승용차의 판매 호조세에 대해 "가솔린 모델에 비해 성능과 연비 효율성,가격 경쟁력 등에서 앞서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올해 국내에서 디젤 승용차를 대거 출시한 볼보코리아의 곽창식 과장은 "디젤 모델은 동급의 가솔린 모델보다 성능이 뛰어날뿐만 아니라 가격도 150만~200만원 싸다"고 말했다.
올해 들어 대부분의 수입차 업체들이 디젤 신차를 경쟁적으로 내놓은 것도 한 요인이다.
지난해 수입 디젤 승용차 모델은 5개에 불과했으나 지금은 13개 모델이 시판되고 있다.
이에 비해 국산 완성차 업체들이 내놓은 디젤 승용차는 판매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첫 국산 디젤 승용차인 기아자동차 프라이드의 디젤모델은 올해 초 월간 1200대 이상 판매되며 주목을 받았으나 최근에는 600~700대 선을 오르내리고 있다.
프라이드 가솔린 모델의 판매가 계속 늘어나는 것과 대조적이다.
현대자동차 쏘나타의 디젤 모델도 출시 초기인 지난 2월에는 한 달에 1000대 이상 판매되기도 했으나 이후 판매량이 지속적으로 줄어 지난달에는 527대가 팔리는 데 그쳤다.
한때 전체 판매량에서 디젤 모델 비중이 10%를 넘었으나 지난달에는 5.4%에 불과했다.
경유값이 휘발유값의 85% 수준으로 오르면서 디젤차의 경제성이 크게 줄어든 데다 디젤차에 대한 편견도 여전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강철구 한국자동차공업협회 이사는 "경유값 인상이 국산 디젤차 판매 부진의 가장 큰 요인"이라며 "디젤엔진은 소음과 매연이 많이 발생한다는 소비자들의 편견도 사라지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연비 등 경제성을 강조하기에 앞서 주행 성능과 정숙성 안전성 등 국산 디젤 승용차의 품질을 높이고 마케팅 과정에서도 이 같은 점을 집중 부각시켜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폭스바겐코리아 관계자는 "디젤 모델을 국내에 출시할 때 연비 등 경제적인 측면을 강조하지는 않는다"며 "디젤 모델의 출력과 토크가 높아 순간 가속력 등 성능이 뛰어나고 운전하는 기분도 느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