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오늘 종목진단 시간에는 3천억원 규모의 상환우선주 발행을 통해 현대건설 인수를 재천명한 현대상선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경제팀 이준호 기자 나와있습니다.

우선 현대상선의 상환우선주 발행 소식부터 전해주시죠.

(기자)

현대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현대상선은 어제 이사회를 열고 상환우선주 2천만주를 발행하기로 결의했습니다.

이번 상환우선주의 발행 가격은 주당 1만5천원으로 모두 3천억원에 달하는 규모입니다.

상환우선주는 배당 등에서 보통주보다 우선권을 갖는 것으로 상환 기간과 방법 등을 미리 정해 발행되며 배당 가능 이익이 나지 않을 경우 배당을 하지 않아도 되는 특징이 있습니다.

(CG-현대상선 상환우선주)

현대상선이 발행하는 상환우선주는 5년 만기 BBB+ 회사채 수익률에 0.7%의 이자를 보장해주기 때문에 약 7% 수준의 금리가 예상되고 있습니다.

현대상선은 우리사주조합과 기존 주주를 대상으로 다음달에 청약을 받을 계획이고 실권주는 오는 12월1일로 예정된 이사회 결의 이후 제3자에게 배정됩니다.

이같은 소식으로 현대상선 주가는 어제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고 거래량 또한 전날보다 3배 가까이 늘어났습니다.

(앵커)

현대상선의 이번 상환우선주 발행은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까?

(기자)

앞서 말씀드린대로, 어제 현대상선이 상환우선주를 발행한다고 밝힌 이후 주가가 상한가를 기록한 것은 인수.합병 이슈가 다시 부각됐기 때문입니다.

현대상선은 상환우선주 발행을 통해 얻는 3천억원을 현대건설 인수를 위해 사용할 방침이라고 밝혔는데요,

노정익 현대상선 사장은 "지난해부터 현대건설 인수를 위해 자금을 준비해왔고 이번 상환우선주 발행으로 현대건설 인수를 위한 충분한 자금여력이 확보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현대그룹의 핵심 기업인 현대상선이 주축이 돼 현대건설 인수를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현대상선은 지난 6월 현대건설 인수를 위한 유상증자를 실시해 4천200억원을 마련한 바 있는데요,

이번 상환우선주 발행으로 모두 7천2백억원에 달하는 여유자금을 보유하게 됐습니다.

(앵커)

현대상선의 상환우선주 발행에 대해 증권사들은 어떤 평가를 내리고 있나요?

(기자)

증권가에서는 현대상선이 상환우선주 발행을 통해 현대건설 인수를 다시 천명한 것 자체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습니다.

개별 주가에 큰 영향을 미치는 M&A 이슈가 다시 부각된 만큼 현대상선은 물론 현대 그룹에 좋은 소식이라는 얘기인데요,

(CG-증권사 분석)

미래에셋증권은 "현대상선의 건설 인수에 걸림돌로 부각됐던 옛 사주 논란 문제가 일단락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생기고 있다"며 "현대건설 인수는 상선뿐 아니라 현대그룹 전체에 큰 호재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상환우선주 발행만을 놓고 봤을 때 현대상선의 주가 전망은 그리 밝지만은 않습니다.

(CG-증권사 분석)

한화증권은 "상환우선주 발행은 그동안 희석된 M&A재료에 대한 시장의 인식을 다시 불러일으켰지만 앞으로 M&A 재료의 가치는 오히려 떨어지게 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이어 "현대중공업과의 지분경쟁이 상환우선주 발행으로 현대상선에 유리한 방향으로 전개될 경우 주가에는 큰 도움이 되지 못할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CG-증권사 분석)

대우증권은 "현대건설 인수에 필요한 자금은 2조5천억원에 달할 전망이지만 현대상선이 동원할 수 있는 자금은 1조5천억원에 불과하다"고 밝혔는데요,

특히 "현대건설 매각 일정이 내년으로 넘어간 시점에서 현대상선 주가가 상한가까지 오르는 것은 시장의 과민반응"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현대상선의 건설 인수 전망을 말하기 위해서는 현대중공업의 행보도 짚어보지 않을 수 없는데요, 어떻습니까?

(기자)

현대상선이 상환우선주를 발행한 가장 큰 이유는 현대건설 인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것인데요,

다른 한편으로는 바로 현대중공업의 M&A 의지를 알아보기 위한 포석도 깔려있습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6월 현대상선의 유상증자에도 참여하며 현대건설 인수 의지를 천명한 바 있습니다.

증권가에서는 현대중공업이 이번 상환우선주 발행에도 참여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합니다.

현대중공업이 상환우선주 발행에 참여하지 않을 경우 의결권이 있는 우선주가 현대그룹으로 넘어가기 때문에 현대상선 지분경쟁에서 불리한 위치에 놓이기 때문입니다.

현대그룹 입장에서는 현대중공업이 상선의 우선주 발행에 참여할 경우 경쟁자의 자금을 끌어오는 것이어서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는 셈입니다.

(CG-증권사 분석)

한화증권은 "현대중공업이 참여할 경우 현대상선 지분경쟁 M&A 재료가 아직 상존한다는 것을 시장에 새롭게 인식시킬 것"이고 "참여를 포기할 경우 보유지분율 희석으로 관련재료가 소멸될 것"으로 진단했습니다.

이어 "현대중공업의 선택결과에 따라 현대상선 주가의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향후 방향성을 결정하는 가장 큰 요인이 될 것"으로 지적했습니다.

이준호기자 jhlee2@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