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자동차의 '글로벌 톱5' 달성 시점이 당초 2010년에서 2009년으로 1년 앞당겨질 전망이다.

현대·기아차는 또 노조의 파업과 환율약세(원화강세)로 올해 판매 목표를 종전의 412만대에서 390만대로 5.3%가량 하향 조정했다.

김동진 현대차 부회장은 12일 서울 광장동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베라크루즈 신차 발표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김 부회장은 "2010년까지 국내외에서 600만대를 생산해 세계 자동차 업계의 글로벌 톱5로 발돋움한다는 기존 목표에는 변함이 없다"면서 "다만 럭셔리 브랜드인 베라크루즈와 BH 출시,해외 공장 신증설 등을 통해 이 목표 달성 시기를 2009년으로 앞당기는 능력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총 371만대를 생산,다임러크라이슬러(485만대)에 이어 세계 자동차업계 순위 6위(생산량 기준)에 올랐다.

2004년까지만 해도 9위(316만대)에 머물렀지만 작년에 혼다 닛산 푸조시트로앵 등을 연달아 제치면서 순위가 껑충 뛰었다.

김 부회장은 다만 600만대라는 숫자보다는 품질에 우선 순위를 두고 있다며 '품질 경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또 "노조의 파업과 환율급등 등의 여파로 올해 현대·기아차의 판매목표를 390만대로 불가피하게 하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김 부회장은 파업으로 인한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노조측에 휴일 및 주말 근무와 특근 등을 요청하고 있지만 강요할 수는 없는 노릇이어서 어려운 상황이라고 털어놓은 뒤 "2000년 이후 노조의 파업으로 매년 평균 20만대가량의 생산 차질이 생기고 있다.

올 판매 목표를 하향 조정했지만 노조가 협력해 주면 생산량을 늘릴 수도 있을 것"이라며 노조의 협조를 호소했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올해 파업으로 각각 9만3882대,4만8800대 등 모두 14만여대의 생산 차질을 빚었다.

김 부회장은 또 올해에 이어 내년까지 내수 시장 전망이 좋지 않지만 생산만 제대로 된다면 판매량 증대는 문제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김 부회장은 "2002년 160여만대에 달했던 국내 자동차 내수 시장이 작년엔 117만대로 줄었고 올해에는 110만대 수준으로 떨어질 전망"이라며 "내년 전망도 밝지 않지만 현대차 판매는 올해보다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목표에 미달한 것은 파업 등으로 고객의 수요에 맞춰 제대로 차량을 공급하지 못했기 때문인 만큼 생산만 정상적으로 이뤄진다면 판매량 증대와 목표 달성은 문제없다고 설명했다.

김 부회장은 "정몽구 회장이 경영에 복귀한 뒤 모든 것이 정상궤도로 돌아왔다"면서 "이번 북한의 핵실험에도 불구하고 국내외 판매에는 지장이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