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카라치,티치아노,부셰,제라르,들라크루아,제리고….

르네상스 시대부터 19세기까지 서양 미술계를 대표하는 대가들의 대표작을 직접 만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된다.

국립중앙박물관이 한·불 수교 120주년과 용산 새 박물관 개관 1주년을 기념해 오는 24일부터 프랑스 루브르박물관과 함께 여는 특별전 '루브르박물관전:16~19세기 서양 회화 속의 풍경'이다.

국내 첫 루브르박물관 소장품 전시회인 이번 특별전은 규모와 내용면에서 여타 전시회를 압도한다.

르네상스 이후 서양미술사를 주도했던 작가 51명의 대표작 70점을 보여주는 '호화 전시'로 400년간 회화의 흐름을 폭넓게 아우르면서 시대별로 최고의 작품을 선보인다.

1999년 대만에서 70만,2005년 일본에서 100만 관객의 폭발적 호응을 얻은 '루브르박물관전:19세기 프랑스 회화'보다 더욱 폭넓은 주제와 다양한 장르의 작품으로 구성된다.

인간의 영혼과 신의 사랑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제라르의 '프시케와 에로스',루이 15세가 가장 총애했던 수석 궁정화가 부셰의 역작이자 18세기 서양미술의 대표작으로 손꼽히는 '목욕하고 나오는 다이아나',남편의 외도와 배신에 복수하기 위해 자식을 죽인 신화 속 요부의 이야기를 낭만주의 화법으로 그린 들라크루아의 대표작 '격노한 메데이아',어두움과 신비함이 교차하는 고야의 '마리안느 데 발드슈타인 부인의 초상',농민들의 거친 삶을 표현한 밀레의 '건초 묶는 사람들',카라치의 '이삭을 제물로 바치는 아브라함' 등을 볼 수 있다.

프랑스 국왕들이 수집했던 당대 최고의 걸작들이 서울로 무대를 옮겨 전시되는 셈이다.

대부분의 루브르박물관 해외 전시가 순회전의 성격을 갖는 데 비해 이번 특별전은 한국인만을 위한 특별전이라는 점도 주목된다.

전시 주제를 인간과 자연의 교감을 담은 '풍경'으로 정한 것도 한국인의 자연친화 사상을 고려한 것이다.

이에 따라 이번 전시는 '신성한 숲''황금시대''고전주의 속의 풍경''환상과 숭고미' 등 8개의 소주제를 통해 서양 풍경화의 역사 속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된 화가들의 시선을 시대순으로 보여준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이번 특별전에는 코로의 대표작 '티볼리의 빌라 데스테의 정원' 등 프랑스 국외에서 거의 전시된 적이 없는 작품도 상당수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전시는 내년 3월18일까지이며 관람료는 일반 1만원,청소년 8000원.

(02)2077-9648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