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증시는 북한의 핵실험 강행 선언 파장이 어느 수준까지 확대될지가 관건이라는 분석이다.

북한이 국제 사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실제 핵실험을 강행한다면 외국인 투자자의 '셀 코리아'가 나타나고 증시도 추락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북핵 문제가 어느 정도 가닥을 잡을 경우 초반 조정을 거쳐 연말로 갈수록 상승 탄력을 키워 나가는 모습을 나타낼 것이라는 전망이다.

기업 수익성이 점차 좋아지는 가운데 미국 경제가 연착륙하고 글로벌 증시도 오름세를 이어가는 등 대내외적 환경이 우호적일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북핵 변수를 제외한다면 미국 부동산경기 침체 등과 같은 불확실성으로 단기 조정 가능성이 있기는 하나 코스피지수가 지난 5월의 사상 최고점(1464.70)을 넘어설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다소 신중한 증권사들은 4분기 지수 전망치로 1430~1450선을 제시하고 있으나 대다수는 1500선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북핵 문제가 관건

현대증권은 북한의 핵실험 선언으로 주식시장이 고위험 국면으로 진입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낮추면서 1차적으로 코스피지수가 10% 정도 하락할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김지환 산업분석팀장은 "6자회담으로 상징되는 대화를 통한 북핵 문제의 외교적 해결 노력은 상당기간 무기력화할 가능성이 높아졌으며 대신 국내외적으로 대북 강경론이 고조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 팀장은 "이런 분위기가 주식시장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다"며 "향후 미국과 중국 등 주요 상대국들의 대응 방침이 분명해질 때까지는 주식시장의 고위험 국면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북핵 문제가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경우 증시는 다시 상승세를 탈 것으로 예상했다.

4분기 주가 상승을 뒷받침할 요인으로는 △기업 수익성 개선 △긍정적인 수급 △글로벌 경제 연착륙 및 증시 강세 △유가 및 원자재 가격 하향 안정 등을 꼽았다.

우선 정보기술(IT) 업종을 중심으로 한 기업들의 수익성 호전이 시장을 끌어올릴 가장 큰 동력으로 꼽힌다.

주상철 대투증권 경제연구소장은 "경기 둔화에도 불구하고 영업외수지 개선 및 수출 여건 호전으로 4분기와 내년 기업들의 영업이익 증가율은 약 20% 수준으로 높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기관의 매수 여력 강화가 이어지고 외국인 투자자들의 '팔자' 공세도 점차 잦아들 것으로 기대된다.

주 소장은 "주식형 펀드로 자금이 계속 들어오고 변액보험 자산이 급증함에 따라 기관의 증시 영향력 확대는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대외 환경 역시 그리 나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 경제가 주택경기 둔화에도 불구하고 에너지 가격 안정과 해외 수요 증가 등을 배경으로 연착륙할 것이라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4분기 중순께 사상 최고치를 다시 돌파한 후 상승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점쳐진다.

대투증권은 연말 1500선을 지나 내년 1분기에는 1600선까지 상승폭을 늘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물론 단기적인 조정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불투명한 내수경기 회복 속도나 부동산경기 둔화에 따른 미국의 소비심리 악화 가능성,중국 위안화 절상 등이 부담 요인으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동양종금증권은 "특히 과도한 매수차익거래 잔액 등을 감안할 때 10월 이후 한 차례 순환적 조정을 거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반도체·조선·자동차 유망

증권사들은 유망 업종으로 단연 이익 모멘텀이 예상되는 반도체 IT 보험 조선 자동차 등을 꼽았다.

반도체 업종은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이 강세를 보이고 있어 긍정적이며,조선 업종의 경우 저가 수주 물량을 소진하고 고가 수주 물량이 늘면서 수익성 개선이 가속화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종목으로는 반도체 업황 호조에 따른 수혜가 기대되는 삼성전자 하이닉스 심텍 등에 증권사들의 러브콜이 쏟아졌다.

선가 상승으로 수익성이 급속히 좋아질 현대중공업,보험업종 중 최고의 성장성을 갖춘 삼성화재 등도 복수 추천받았다.

이 밖에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삼성전기 LS전선 제일모직 CJ 한솔LCD 대림산업 우리금융 신한지주 대우증권 웅진씽크빅 현대모비스 신세계 등이 유망주로 꼽혔고 코스닥시장에서는 NHN 메가스터디 LG마이크론 하나로텔레콤 인탑스 이노칩 휴맥스 테크노세미켐 GS홈쇼핑 등이 추천받았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