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레는 귀성길에 디지털 카메라는 필수.짧게는 4일,길게는 일주일 이상의 연휴 동안 고향에서 가족과 지내면서 부모님의 모습도 소중히 담고,오래간만에 보는 고향의 산천 들녘도 멋지게 찍어보자.오고가다 붉게 물들어 가는 단풍을 찍다 보면 멋진 사진작가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무작정 셔터를 누른다고 멋진 사진이 나오는 것은 아니다. 어떻게 하면 맘에 쏙 드는 사진을 찍어올 수 있을까.


◀◀◀ 투호놀이 같은 장면 순간 포착은…

가족이 투호놀이하는 장면을 디카로 찍는다고 해보자.투호는 일정한 거리에 놓인 작은 병이나 항아리에 화살을 던져 넣는 민속놀이다.

사진과 같이 병도 잘 보이고,화살을 던지는 가족들의 표정까지 멋지게 담아보자.여기에 중요한 순간이 있다.

화살을 던지고 나서 셔터를 누르면 화살은 이미 바닥에 떨어져 사진에는 보이지 않는 게 보통이다.

이때는 반셔터 기능을 활용해 보자.디카 셔터를 살짝 누르면 사진은 찍히지 않고 피사체에 초점만 맞춰진다.

그 상태에서 화살을 던지는 사람이 손을 들고 화살을 던지는 순간 셔터를 완전히 누르면 화살이 병으로 날아가는 상태로 찍을 수 있다.

실외가 아니고 실내에서 투호놀이를 할 때는 플래시를 반드시 터뜨려야 한다. 실내는 바깥보다 어둡기 때문에 플래시를 터뜨리지 않으면 움직임이 제대로 찍히지 않고 흘러버릴 수 있다.


◀◀◀ 단풍 곱게 물든 멋진 가을풍경 담아내려면…

단풍이 곱게 물든 나무나 멋진 풍경을 눈으로만 보고 오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가져간 디카로 예쁘게 담아보자.그 풍경 속에 사랑하는 가족을 함께 담으면 두고두고 멋진 추억이 된다.

이런 경우 멋지게 사진을 찍을 수 있는 방법은? 한 줄로 늘어서서 아무런 표정 없이 사진을 찍으면 멋이 없다.

사진처럼 자신만의 포즈를 취한다면 다른 가족과 어울려 멋진 사진이 나온다.

멋진 배경과 가족 얼굴이 모두 잘 나오게 하려면 디지털카메라와 인물과의 거리를 잘 조절해야 한다.

배경을 다보여주면서도 인물들도 크게 나오게 하고 싶으면 인물과 디카의 거리가 가까워야 한다. 거리가 멀어질수록 인물은 작아져 누구의 얼굴인지 분간하기 어려워진다. 인물의 배치도 신경 쓰면 좋다. 찍히는 사람들이 한가운데 위치하면 재미없는 밋밋한 사진이 된다.

상하좌우 3등분한 뒤 그 교차점들이 만나는 지점이 황금분할과 비슷해지는데 그 점들에 피사체가 위치하면 짜임새 있는 사진이 된다.

피사체가 태양쪽으로 있을 때 사진을 찍으면 까맣게 나온다. 해가 너무 밝아 얼굴에 그림자가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럴 땐 플래시를 강제로 발광시켜 주면 얼굴도 제 색깔로 나오고 배경도 잘 나온다.

사진을 찍을 때 꼭 한 장만 찍지 말고 같은 장면이라도 여러 장 찍어 놓자.

눈 감은 사람,노출 부족,노출 과다 등으로 맘에 안 드는 사진을 삭제하더라도 맘에 드는 사진을 한 장이라도 건질 수 있다. 이번 고향길에 맘이 따스해지는 사진을 많이 찍어오자.


◀◀◀ 남대문 야경사진 … 똑딱이로 찍은 거 맞아

신문이나 잡지 인터넷 등을 살피다 보면 불빛이 흐르는 사진이나 계곡물이 흐르는 멋진 사진을 보면서 어떻게 찍었을까 궁금해질 때가 있다.

그런 사진은 비싼 전문가용 사진기로 촬영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똑딱이'라고도 하는 콤팩트 디지털 카메라로도 충분히 찍을 수 있다.

방법은 무척 간단하다. 셔터스피드를 최대한 길게 하는 것이다.

디카 촬영모드는 Auto,M,P,Av,T 등으로 나뉘어 있다. 복잡한 것 같지만 개념만 알고 나면 아주 쉽다.

Auto는 말 그대로 카메라가 자동으로 셔터 속도와 조리개를 설정해주는 것이다. 대부분 디카 사용자들은 이 기능으로 사진을 찍는다. M은 수동조절,P는 카메라가 그 상황에 맞게 내장된 프로그램으로 찍는 방식,Av는 조리개 우선,T모드는 셔터 속도 우선 방식이다.

우선 T모드를 이용해 시냇물이 흘러내리는 사진이나 자동차 불빛이 끊김없이 흐르는 사진을 찍어보자.셔터 속도는 보통 8000분의 1초에서 몇 초까지의 범위로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실외에서 태양이 빛날 때 사진을 찍으면 ISO400의 감도에서는 500분의 1초,조리개 11 정도의 노출이 나온다. 이때 셔터 속도를 250분의 1초로 낮추면 조리개는 16으로 높아진다.

카메라에 들어오는 빛의 양을 같게 만드는 것이다. 밤이 되어 가로등 밑에서 사진을 찍는다면 30분의 1초에 조리개 값은 4 내지 5.6 정도 나온다.

남대문 주변 야경사진 같이 도로의 차 불빛이 부드럽게 흐르는 모양으로 찍고 싶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오토 모드로 찍는다면 60분의 1초에 조리개 5.6 정도 나온다.

이럴 때 T모드로 전환한 후 셔터 스피드를 4분의 1초로 변경해보자.그러면 조리개는 22의 값이 나온다. 두 가지 모두 같은 노출을 가진다.

하지만 사진 상에 나타나는 효과는 비교할 수 없다. 한쪽은 밋밋하지만 다른 사진은 차량 불빛이 부드럽게 흐르는 모습으로 나온다.

셔터 스피드를 좀 더 길게 1초,2초 단위로 늘려보자.그러면 차량 불빛의 흐름이 끊김 없이 더 부드럽게 나타난다. 이때 중요한 것은 디카를 삼각대에 설치해놓고 찍어야 한다는 것이다.

손으로 들고 찍으면 흔들리기 때문이다. 여기서 문제가 하나 더 있다. 카메라는 최고 조리개 값이 한정돼있다. 보통 카메라는 22 이상의 값을 가질 수 없어 노출이 과다하여 사진이 하얗게 나오기도 한다. 빛이 너무 들어간 것이다.

이때는 ISO의 값을 낮춰줘야 한다. ISO는 숫자가 낮을수록 빛에 덜 민감해지는 것이다. 일반 디카는 ISO값이 200이나 400으로 설정되어 있다. 이 값을 100 이하로 낮추면 노출 과다를 방지할 수 있다.

김병언 기자 misa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