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산업은행 등 국책 금융기관과 공적자금이 투입된 금융기관의 경영이 극히 방만한 것으로 드러났다.

산업은행에서는 지난해 연간 수백명이 1000만원대의 휴가대체수당을 챙겼고,한국은행 중소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의 청원경찰 및 운전기사의 최고 연봉은 9100만원에 달하는 등 모럴 해저드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지난해 10월부터 2개월간 한국은행 등 12개 금융 공기업과 30개 자회사를 대상으로 감사를 벌인 결과 이 같은 문제점이 드러났다고 26일 발표했다.

감사원은 "금융 공기업들이 영업을 잘해서가 아니라 공적자금 투입 등으로 경영이 호전된 것일 뿐인 데도 지분 평가익을 근거로 과도한 성과급을 지급하고 경영을 방만하게 하는 등 123건의 문제점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특히 한국은행은 임금을 편법 인상해 예산 잔액 113억원을 특별상여금으로 나눠줬고,산업은행은 법정휴가 외 특별휴가를 만든 후 보상금을 기본급에 합산 지급해 수백명이 1000만원대의 휴가대체수당을 챙기는 등 방만 경영의 도가 지나치다는 지적을 받았다.

감사원은 △한국은행에 16개 지역본부 및 3개 지점 통폐합 △산업은행에 대우증권과 산은캐피탈 등 5개 자회사 매각 및 44개 지점 통폐합 △수출입은행에 해외지점망 정리를 권고했다.

또 산업은행과 중소기업은행의 기능과 역할을 재검토할 것을 촉구했다.

피감기관들은 감사원의 감사결과에 대해 존중은 하겠지만 수긍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다며 반발하고 있다.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