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공기업의 방만경영 실태] 충당금 줄어 이익 늘자 '상여금 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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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간에서 '신이 부러워하는 직장'이라는 시샘과 선망을 받는 국책은행.감사원이 한국은행 산업은행 중소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 12개 금융 공기업과 30개 자회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감사에서 그 이유와 실태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금융 공기업들은 투자유가증권 매각 이익과 충당금 전입액 감소 덕에 당기순익이 증가하자 편법으로 임금을 인상하고 근거 없는 성과급 잔치를 벌였다.
특히 이번 감사에서 국책은행들의 모럴해저드가 예금보험공사 자산관리공사 주택금융공사 등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금 편법 인상
정부예산으로 운영되는 금융 공기업들은 기본급을 인상하기 위해 온갖 편법 수단을 동원했다.
한국은행과 예금보험공사는 정원보다 현재 인력이 적어 각각 113억원과 45억원의 예산이 남게 되자 이를 특별 상여금으로 나눠줬다.
산업은행은 개인연금지원액을 기본급에 포함시켜 2002~2004년 사이에 기본급을 34.8% 인상했다.
수출입은행은 성과급의 지급기준을 높인 후 이를 소급 적용해 같은 기간 임금을 34.6% 끌어올렸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의 2004년 1인당 평균 급여는 8218만원,산업·기업·수출입은행은 7717만원에 달했다.
이들은 정부에서 현물출자한 지분의 평가익도 성과급으로 나눠가졌다.
산업은행은 한국전력공사의 주식 평가익 54억원,기업은행은 포스코 KT&G 처분이익 371억원을 직원들에게 지급했다.
산업·기업·수출입은행 등 3개 국책은행 기관장들의 평균 보수도 6억3600만원에 달해 13개 정부투자 기관장보다 4배 많고,공적자금이 투입된 광주·경남은행,서울보증보험,우리금융지주회장의 평균 연봉도 6억7200만원에 달했다.
○방만한 복지제도 도마에
방만한 복리후생과 기형적인 인력구조도 도마 위에 올랐다.
우리은행 등 10개 기관은 공적자금이 투입돼 예산을 아껴야 하는 상황인데도 감사원의 시정 요구를 무시하고 기관명의로 임차사택계약을 한 후 직원들에게 전세자금을 계속 무상으로 지원했다.
휴가대체수당의 문제는 한국은행 등 12개 기관 모두에서 나타났다.
우리은행 등 10개 기관은 법정 휴가 외에 특별 휴가를 만든 후 폐지된 월차휴가 보상비를 기본급으로 인정해 연간 433억원을 지급했다.
인사제도도 방만하게 운영돼 산업은행의 경우 2232명 중 팀장이 385명에 달해 '전 사원의 간부화'지경에 이르렀다.
다른 금융 공기업에서도 한국수출입은행이 직원 633명 중 1~2급이 121명이나 되는 등 상위지급 비중이 과도하게 많았다.
경비 청원경찰 등 외부 용역이 일반화된 단순업무도 금융 공기업에서는 정규직원으로 끌어안고 있었다.
결과는 과도한 인건비 지출.한국은행 등 4개 기관의 경우 청원경찰과 운전기사의 평균 급여가 각각 6300만원과 6700만원이나 됐고 20년 근속 최고 급여는 9100만원에 달했다.
우리은행은 경비와 운전을 분사한 후에도 무보직의 경비·운전기사에게 38억원의 인건비를 지급했다.
○해당 공기업 반발
감사원의 이같은 감사 결과에 해당 공기업들은 수긍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다며 반발하고 있다.
특히 산업은행장과 수출입은행장,우리금융지주 회장 등이 정부투자기관장보다 4배 이상의 연봉을 받고 있다는 감사원 지적에 대해 "업무추진비 성격의 활동경비 등까지 모두 포함된 것"이라며 "동종업계에 비해 결코 높은 연봉이 아닐 뿐더러 소규모 정부투자기관장과의 비교는 무리"라고 반박했다.
직원에 대해 과다한 임금이 지급됐다는 등의 지적에 대해서도 인력 운용과 조직의 특성 등의 이유를 들어 지나친 비판이라고 해명했다.
한은 등 일부 공기업은 이같은 반발 속에서도 종합적인 경영혁신 방안에 감사원의 지적을 반영키로 했다.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
금융 공기업들은 투자유가증권 매각 이익과 충당금 전입액 감소 덕에 당기순익이 증가하자 편법으로 임금을 인상하고 근거 없는 성과급 잔치를 벌였다.
특히 이번 감사에서 국책은행들의 모럴해저드가 예금보험공사 자산관리공사 주택금융공사 등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금 편법 인상
정부예산으로 운영되는 금융 공기업들은 기본급을 인상하기 위해 온갖 편법 수단을 동원했다.
한국은행과 예금보험공사는 정원보다 현재 인력이 적어 각각 113억원과 45억원의 예산이 남게 되자 이를 특별 상여금으로 나눠줬다.
산업은행은 개인연금지원액을 기본급에 포함시켜 2002~2004년 사이에 기본급을 34.8% 인상했다.
수출입은행은 성과급의 지급기준을 높인 후 이를 소급 적용해 같은 기간 임금을 34.6% 끌어올렸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의 2004년 1인당 평균 급여는 8218만원,산업·기업·수출입은행은 7717만원에 달했다.
이들은 정부에서 현물출자한 지분의 평가익도 성과급으로 나눠가졌다.
산업은행은 한국전력공사의 주식 평가익 54억원,기업은행은 포스코 KT&G 처분이익 371억원을 직원들에게 지급했다.
산업·기업·수출입은행 등 3개 국책은행 기관장들의 평균 보수도 6억3600만원에 달해 13개 정부투자 기관장보다 4배 많고,공적자금이 투입된 광주·경남은행,서울보증보험,우리금융지주회장의 평균 연봉도 6억7200만원에 달했다.
○방만한 복지제도 도마에
방만한 복리후생과 기형적인 인력구조도 도마 위에 올랐다.
우리은행 등 10개 기관은 공적자금이 투입돼 예산을 아껴야 하는 상황인데도 감사원의 시정 요구를 무시하고 기관명의로 임차사택계약을 한 후 직원들에게 전세자금을 계속 무상으로 지원했다.
휴가대체수당의 문제는 한국은행 등 12개 기관 모두에서 나타났다.
우리은행 등 10개 기관은 법정 휴가 외에 특별 휴가를 만든 후 폐지된 월차휴가 보상비를 기본급으로 인정해 연간 433억원을 지급했다.
인사제도도 방만하게 운영돼 산업은행의 경우 2232명 중 팀장이 385명에 달해 '전 사원의 간부화'지경에 이르렀다.
다른 금융 공기업에서도 한국수출입은행이 직원 633명 중 1~2급이 121명이나 되는 등 상위지급 비중이 과도하게 많았다.
경비 청원경찰 등 외부 용역이 일반화된 단순업무도 금융 공기업에서는 정규직원으로 끌어안고 있었다.
결과는 과도한 인건비 지출.한국은행 등 4개 기관의 경우 청원경찰과 운전기사의 평균 급여가 각각 6300만원과 6700만원이나 됐고 20년 근속 최고 급여는 9100만원에 달했다.
우리은행은 경비와 운전을 분사한 후에도 무보직의 경비·운전기사에게 38억원의 인건비를 지급했다.
○해당 공기업 반발
감사원의 이같은 감사 결과에 해당 공기업들은 수긍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다며 반발하고 있다.
특히 산업은행장과 수출입은행장,우리금융지주 회장 등이 정부투자기관장보다 4배 이상의 연봉을 받고 있다는 감사원 지적에 대해 "업무추진비 성격의 활동경비 등까지 모두 포함된 것"이라며 "동종업계에 비해 결코 높은 연봉이 아닐 뿐더러 소규모 정부투자기관장과의 비교는 무리"라고 반박했다.
직원에 대해 과다한 임금이 지급됐다는 등의 지적에 대해서도 인력 운용과 조직의 특성 등의 이유를 들어 지나친 비판이라고 해명했다.
한은 등 일부 공기업은 이같은 반발 속에서도 종합적인 경영혁신 방안에 감사원의 지적을 반영키로 했다.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