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막대한 외환보유액을 줄이기 위한 국제 사회의 공조 체제가 형성된 것인가.
중국 위안화의 가치가 최근 들어 지속적으로 절상(환율 하락)되는 반면 일본 엔화의 가치는 약세(환율 상승)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는 등 아시아 두 강대국의 환율 움직임이 엇갈리는 배경에 국제 금융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헨리 폴슨 미국 재무장관의 중국 방문 이후 위안화 절상 속도가 빨라지고 있어 중국의 막대한 외환보유액을 줄이기 위한 미국과 중국의 공감대가 형성된 것 아니냐는 얘기마저 나오고 있다.
위안화 가치는 지난주 0.3% 상승,주간 상승폭으로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런던에 본부를 둔 도쿄은행연구센터는 중국이 점진적으로 위안화의 지속적인 상승을 용인함으로써 연말에 달러당 7.8위안,1년 내 7.5위안 수준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위안화 가치가 가파르게 상승하는 것은 중국의 외환보유액 급증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6월 말 9411억달러로 지난해 말에 비해 1222억달러 늘었다.
이 같은 추세라면 이미 중국의 외환보유액이 전 세계 국가들 가운데 사상 처음으로 1조달러를 넘어섰거나 거의 육박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중국 외환보유액의 증가는 미국의 무역 적자로 곧바로 연결된다는 시각이 미국 사회에 팽배해 있다.
과도한 외환보유액이 경제에 부담을 준다는 주장은 이제 중국 내에서도 상당한 힘을 얻고 있다.
폴슨 미 재무장관이 "중국 방문 결과에 만족하고 있다"고 말한 것은 위안화 평가절상 기조에 양국이 사실상 합의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반면 일본 엔화 환율은 지난 4개월 동안 4.3% 오르는 등 엔화 약세 분위기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국제 금융계는 전망하고 있다.
투자 은행인 크레딧 스위스는 지난 주말 발표한 보고서에서 "엔화 가치가 향후 3개월 안에 달러당 118엔으로 떨어진 뒤 올해 말까지 120엔 수준으로 밀릴 것"으로 내다봤다.
일본의 금리가 유럽연합(EU)이나 미국의 금리보다 훨씬 낮아 엔화 약세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일본의 기준 금리는 0.25% 수준에 머물고 있는 반면 유럽은 올해 금리를 현재 3%에서 2~3차례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금리는 현행 5.25% 수준에서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우덕 기자 wood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