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에 이어 맥주시장에서도 저도주·웰빙주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오비맥주는 25일 알코올 도수 4.2도짜리 저도(低度) 맥주 '카스 아이스 라이트(Cass Ice Light)'를 출시했다.

일반 맥주에서 4.2도 제품이 출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어서,소주시장에서 시작된 저도주 경쟁이 맥주시장으로까지 번질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프리미엄 맥주시장에서는 이미 오비의 4.2도짜리 '카프리'가 있으며 젊은층을 주고객으로 삼고 있는 하이트의 '엑스필'과 '필 라이트'도 도수가 각각 4.1도,4.2도다.

그러나 일반 맥주시장에선 하이트의 '하이트'를 비롯 오비맥주의 '카스''오비 블루' 등 기존 제품 대부분의 알코올 도수가 4.5도다.

김준영 오비맥주 사장은 "카스 아이스 라이트가 출시 초반에 시장을 장악할 수 있도록 젊은층을 상대로 한 마케팅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번에 출시한 카스 아이스 라이트는 고발효 드라이 공법을 사용,기존 맥주보다 탄수화물 함량을 50%나 낮춘 제품이라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고발효 드라이 공법은 맥주의 포만감을 없애면서도 맥주의 참맛을 살리는 최첨단 양조 공법이라는 것.20,30대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목 넘김,깔끔한 뒷맛,상쾌함 등의 항목에서 경쟁사 제품에 비해 월등히 좋은 점수를 받았다고 덧붙였다.

이 회사는 카스 아이스 라이트 출시를 계기로 국내 맥주시장 점유율을 40%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8월 말 현재 하이트와 오비의 시장 점유율은 60.2% 대 39.8%다.

그러나 하이트측은 맥주 알코올 도수를 4.5도에서 4.2도로 낮춘 것은 큰 의미가 없다는 반응이다.

하이트 관계자는 "알코올 도수 20을 웃돌던 소주의 경우 도수를 0.2~0.3도 낮추면 맛 차이가 확연하게 나지만 맥주는 알코올 도수가 이미 현저히 낮기 때문에 기존 제품과 맛 차원에서 차별성을 띠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오비맥주의 신제품이 시장에서 어떤 반응을 보일지는 두고 봐야 하겠지만 현재로선 도수를 낮춘 제품을 개발할 계획은 없다"고 잘라말했다.

하이트는 대신 지난달 출시한 100% 보리 맥주인 '맥스'에 대한 판촉을 강화하면서 맞불을 놓고 있다.

회사측은 '맛있는 아이디어'를 맥스의 브랜드 슬로건으로 내걸고 대대적인 판촉을 벌이고 있다.

술자리의 즐거움을 주는 맥주라는 컨셉트를 강조하면서 '웰빙 맥주' 이미지를 부각시키고 있는 것.맥스는 기존의 아로마 호프보다 고가인 캐스캐이드 호프를 사용해 깊고 풍부한 맛과 싱그러운 호프의 향이 잘 조화된 게 특징이라고 회사측은 강조한다.

게다가 다른 잡곡을 쓰지 않고 보리호프만을 재료로 사용해 웰빙식단에 잘 어울린다고 홍보하고 있다.

맥스의 광고모델로 인기 영화배우 장동건을 캐스팅한 것도 맥스에 거는 무게감을 느끼게 한다.

하이트는 또 계약기간이 만료된 박지성을 대신해 중량급 모델을 기용,바람몰이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남궁 덕 기자 nkdu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