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바트화는 쿠데타 발발 사흘째인 21일에도 반등,상승세를 이어갔다. 이틀 만에 문을 연 증시도 폭락사태는 없었다.

해외 투자자들은 태국 경제의 장기 전망이 나쁘지 않다며 민정이 빠른 시기에 회복되면 경제에 오히려 '약'이 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내놓고 있다.

쿠데타가 일어난 지난 19일 달러당 37.77바트까지 떨어졌던 바트화 가치는 이날 오후 5시(현지시간) 현재 34.45바트까지 올라섰다.

이날 재개장한 태국 증시는 장초반 주가가 급락하는 패닉 상황이 연출되지 않을지 우려를 모았다.

그러나 매수세가 어느 정도 받쳐주면서 지수는 1.4% 떨어진 692.57을 기록, 충격은 크지 않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런 금융시장의 움직임에 대해 쿠데타를 바라보는 해외 투자자들의 분위기가 나쁘지 않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템플턴자산운용의 이머징마켓 투자를 맡고 있는 마크 모비우스는 "이전에도 비슷한 예(쿠데타)를 봐왔기 때문에 그리 염려하지 않는다"며 "가격이 많이 떨어지면 매수에 나설 생각"이라고 밝혔다.

방콕 증시에 투자하고 있는 퀘스트 매니지먼트 관계자는 "새 선거를 통해 민정이 빨리 회복되면 증시에 오히려 호재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을 방문 중인 헨리 폴슨 미 재무장관도 베이징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태국의 쿠데타가 국제 경제에 큰 충격을 가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이렇다할 자본 이탈 조짐이 없어 국제 자본시장에 파급효과도 크지 않다"고 말했다.

미국은 20일 백악관과 국무부 논평을 통해 태국 쿠데타를 '민주주의의 후퇴'라고 비난하고 조속한 민정 복귀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양국 간 협력관계가 위태로워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백악관은 그러나 "태국은 가급적 빨리 민간이 통치하는 민주 질서를 회복하기를 희망한다"며 군부가 성실히 민정 이양 임무를 수행하는 것이 관건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태국의 쿠데타 세력 지도자들은 향후 2주내에 새 총리를 선출할 계획이라는 입장을 지난 20일 밤에 밝혔다.

미국은 태국에 대한 지원 중단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가 21일 "미국은 쿠데타가 발생한 태국에 대한 지원을 재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이번 쿠데타가 태국 민주주의에 대한 후퇴이며 슬픈 진전임을 명백히 천명한 바있다"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국내 여행업계도 안정을 찾는 모습이다.

하나투어의 정기윤씨는 "이번 주말에 태국에 신혼여행 가는 두 쌍이 취소한 정도"라며 "태국 국왕이 쿠데타를 추인했다는 뉴스가 나온 이후 21일에는 문의도 거의 없다"고 말했다.

여행사별로 20일 태국 여행상품 취소율이 5%에 달한 경우도 있었지만 하루 사이에 분위기가 상당히 안정되고 있는 상황이다.

항공기와 현지 여행상품 운용도 무리없이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