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근리 사건을 다룬 영화 '작은연못'(감독 이상우)이 배우와 스태프들의 출연료와 임금 등을 전액 투자하는 방식으로 제작되고 있어 화제다.

이 작품의 제작사 겸 배급사인 엠케이픽처스의 이은 대표는 "'작은 연못'의 순제작비 40억원 중 인건비와 후반제작비 30억원을 투자 및 외상으로 지급하기로 하고 진행비 10억원만으로 제작하고 있다"고 밝혔다.

상업영화가 이처럼 배우와 스태프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이뤄지는 것은 극히 드문 일이다.

문성근 김뢰하 강신일 이대연 최종율 김승욱 박광정 등 출연진들은 총 10억원 상당의 개런티를 모두 투자로 돌렸다.

감독과 작가를 비롯 특수효과와 분장 촬영 조명 미술 무술 등 스태프들도 10억원 정도의 임금을 투자로 처리했다.

촬영기 조명기 등 장비대여 업체와 필름공급 업체,현상과 녹음 등 후반작업 업체 등도 10억원 상당의 경비를 자비로 부담하고 영화가 개봉된 후 돌려받기로 계약했다.

영화인들이 이처럼 자발적으로 제작에 뛰어든 것은 제작비가 전액 마련되지 않아 제작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작품의 가치와 의미가 매우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한국전쟁 중 미군이 양민들을 학살한 노근리 사건을 영화화해 전쟁의 본질을 전세계에 알리기 위해 참여키로 한 것이다.

엠케이픽처스는 이 작품을 제작하기 위해 올해 초 특수목적회사 (유)노근리프로덕션(대표 이우정)을 설립해 지난달 촬영에 돌입했으며 후반작업을 거쳐 내년 6월께 개봉할 계획이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