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대한화섬 지분을 매입한 이른바 '장하성 펀드'가 태광그룹측에 주주명부 공개를 요구한 가운데 지배구조 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이호진 태광그룹 회장의 자녀에 대한 편법증여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장하성 펀드와 주도권 다툼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습니다.

양재준 기자와 자세히 알아 보겠습니다.

먼저 태광그룹의 최근 논란이 됐던 바다이야기와 관련된 한국도서보급의 증여 논란이 불거졌는데, 이에 대해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기자>>

최근 '바다이야기 파문'으로 경품용 상품권 논란의 핵심으로 떠올랐던 한국도서보급과 유선방송사업자인 티비로드 전주방송에 대한 편법 증여 논란이 부상했습니다.

<CG> 지난 2003년 태광그룹의 SO인 한빛기남방송과 전주방송은 박정원 두산산업개발 부회장과 (주)두산이 보유하고 있던 한국도서보급 지분 가운데 총 92%를 인수합니다.

하지만, 2004년 한빛기남방송은 전주방송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까지 일괄 인수한 후 2005년 이호진 태광그룹 회장과 자녀인 이현준씨에게 지분 전량을 매각합니다.

(S : 주당 매입단가, 2003년과 동일)

이호진 회장과 이현준씨가 매입한 평균 주당 단가는 1만 6,600원이며, 이 가격은 한빛기남방송이 2003년 지분을 취득한 단가와 같은 금액입니다.

(S : 경품용 상품권 발행업체 선정)

이를 두고 "2003년 한국도서보급이 지난해 8월 경품용 상품권 발행업체로 선정되면서 경영상태가 급속도로 호전됐다는 측면에서 헐값 매입이 아니냐"고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또, 사실상 대부업도 등록한 한국도서보급이 다른 계열사에 300억원이 넘는 자금을 빌려주는 '돈줄' 역할을 해오고 있었습니다.

이에 대해 태광그룹측은 "당시 한국도서보급은 5년간 적자가 누적됐고 실질 주식가치는 '0'였다"고 설명하면서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주식가치가 '0'인 회사의 지분을 그룹 오너가 그것도 발행업체로 선정된 후 11월에 인수 당시 가격으로 매입했다는 것은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 대목입니다.

<CG> 자본금 10억원에 불과한 한국도서보급은 지난해 8월 경품용 상품권 발행업체로 지정된 후 영업이익 75억원, 순이익 71억원을 내는 등 경영상태가 급격히 호전됐습니다.

(S : 지난해 자본잠식 완전 탈피)

이로 인해 2004년 41억원의 자본잠식이던 한국도서보급은 지난해 말 30억원의 자본총계를 나타내며 자본잠식을 완전히 탈피했습니다.

결국 내부정보 접근이 수월한 경영진과 그룹 오너들의 미공개 정보를 활용해 결산기 직전인 11월에 증여를 단행했다는 해석으로밖에 들리지 않습니다.

<<앵커>>

한국도서보급의 증여 문제와 더불어 티비로드 전주방송에 대한 증여 문제도 같이 불거졌는데, 이에 대해 정리해 주시겠습니까?

<<기자>>

이호진 태광그룹 회장은 지난해 11월 자신이 100% 지분을 갖고 있던 계열사 지분 일부를 자녀가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방법으로 편법 증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CG> 태광그룹 계열사인 티브로드 전주방송은 지난해 11월 201억원의 유상증자를 결정, 이 회장과 아들이 각각 141억원과 60억원을 납입해 74.8%와 25.2% 지분을 보유하게 됐습니다.

(S : 이호진 회장 포기로 실권주 발생)

이 과정에서 당초 전주방송 지분 100%를 보유했던 이 회장은 지분 일부를 포기해 실권주가 발생했습니다.

문제는 이를 일반 공모가 아닌 제3자 배정 방식으로 처리해 이 회장 아들이 실권주를 인수했다는 점입니다.

유상증자 발행가액은 주당 6,381원으로, 이 회장이 2004년 5월 기남방송과 새롬방송으로부터 전주방송 지분을 인수할 당시 주당 9,012원보다 낮았습니다.

(S : 인수 포기후 배정방식 변경)

특히 전주방송은 실권주가 발생하면 일반공모를 통해 배정할 예정이라고 공시했지만, 이 회장이 지분 인수를 포기하며 제 3자 배정으로 바뀌었습니다.

이에 대해 태광그룹측은 "회계법인의 정상적인 가치평가에 의해 나온 금액으로 싸게 주식을 배정한 것은 아니며 법적으로 문제가 될 게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하지만, 티브로드 전주방송은 지난 6월 우량회사인 전주반도유선방송(주)과 (주)티브로드온케이블방송을 흡수 합병했습니다.

<CG> 티브로드 전주방송은 핵심축이라 할 수 있는 티브로드 천안방송과 한빛방송의 주요 주주이며, 한빛방송은 부산지역 SO 좌장격인 낙동방송과 기남방송, 새롬방송의 1대 주줍니다.

<<앵커>>

이 문제와 연계된 게 결국 일명 '장하성 펀드'의 주주명부 열람과 공개와 맞물리고 있는데, 현재 상황이 어떻게 전개되고 있습니까?

<<기자>>

지난 4일 기업지배구조개선펀드측은 대한화섬의 주주명부 열람을 신청했습니다.

(S : KFCG, 주주명부 열람 재신청)

하지만, 태광그룹측은 열람 주체가 모호하다며 1차적으로 거부의사를 보였고, 이에 장하성 펀드측은 '라자드 KFCG'로 밝히면서 열람을 재신청했습니다.

(S : 태광그룹, 이번주 입장 표명 예정)

태광그룹측은 "장펀드측의 주주명부 열람을 거부한 적이 없다"면서 "이번주 중 주주명부 열람 등 회사측의 입장을 밝힐 계획"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일단 장하성펀드측은 주주명부 열람 등을 통해 구체적인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할 계획이고 편법증여 의혹에 대해서도 지나치지 않겠다는 입장입니다.

이에 따라 양측의 공방전이 지속될 가능성이 이어질 것으로 보여 태광그룹의 지배구조 논란은 장기전이 불가피해 보입니다.

양재준기자 jjyang@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