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들어 나타나고 있는 변화에는 크게 3가지 동인(driver)이 있다. 첫 번째는 '네트워크 유비쿼티(network ubiquity)'다. 전 세계적으로 10억명이 넘는 사람들이 하나의 네트워크에 연결돼 있다. 인터넷을 통해 지구 사회가 얼마나 촘촘히 연결됐는지 생각해보면 놀랍기만 한다.

두 번째로는 개방형 표준(open standards)이 모든 산업에 있어 중요해지고 있다. 모든 사람들이 이를 기반으로 더 많은 아이디어를 개발할 수 있고 더 빠른 속도로 가치를 창출할 수 있게 됐다. 마지막으로 새로운 비즈니스 디자인(new business design)을 들 수 있다. 가치는 이동하는 것이다. 예전의 방식대로 하다간 고객을 놓친다. 시장이 원하는 것을 찾아 기술을 개발하고 비즈니스모델을 바꾸어야 한다.

미국이 3년 전 민간 부문 주도로 국가혁신위원회(NII.National Innovation Initiative)를 만든 것도 이런 사회적 변화를 감지했기 때문이다. 예전과 같은 방식으로는 세계 리더의 지위를 유지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기업,학계,노동계가 힘을 합친 것이다. NII는 산하에 '21세기 혁신''혁신 시장' 등 7개 분과위원회를 설치해 아젠다를 도출했다. 분과위의 활동과 200여개 기업이 제안한 아이디어를 토대로 '이노베이트 아메리카(Innovate America)'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크게 인재.투자.인프라등 3개 분야로 구성돼 있다. 인재 부문에선 국가 차원의 혁신인재 개발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는 제안을 내놨다. 21세기의 혁신은 단순한 발견,발명,창조 이상의 것이 필요하다. 엔지니어,과학자,수학자뿐만 아니라 시장과 정부,학계가 무엇을 원하는지 파악하고 그것에 기술을 적용하는 인재를 길러내야 한다.

투자 부문에서는 학제적(multidisciplinary) 연구를 강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인프라 부문에서는 지식재산권 제도가 변화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지식재산권 보호가 매우 중요하기는 하지만 모든 기업이 좀 더 공개된 환경에서 특허를 활용할 수 있는 여건 조성이 필요하다.NII의 보고서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미국 경쟁력 법안'을 발표했고 미국 상하원에서도 공동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상무부에서는 혁신경제에 대한 새로운 평가기준을 마련하고 있다.

한국에도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인프라,프로세스 개혁에는 많은 성과가 있었다. 추가로 세 가지를 제안하고 싶다. 먼저 개방형 표준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두 번째는 정부와 산업계가 국가 혁신을 위한 태스크포스를 구성할 필요가 있다. 끝으로 나라 전체의 혁신 추진상황을 자세히 모니터하는 국가 혁신 감사(National Innovation Audit)도 고려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