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환사채(CB) 투자자들이라면 만기보장수익률이나 주식전환청구권 행사기간,전환가격 등을 꼼꼼히 챙겨볼 필요가 있다. 자칫 방심했다가는 적지 않은 규모의 차익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놓칠 수 있기 때문이다.

1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데이콤 CB에 투자했던 개인투자자 K씨의 경우가 단적인 사례다. 7억원어치의 데이콤 CB를 들고 있던 K씨는 지난 7월 만기를 앞두고 주식전환청구 시점을 무심코 지나치는 바람에 무려 5억원 이상의 기대차익을 놓쳤다. 사정은 이렇다.

2003년 7월 발행된 데이콤 CB(2000억원어치)는 개인 투자자들에게 커다란 인기를 끌었다. 이 CB의 만기는 지난 7월11일이었고 주식전환청구 만료일은 6월13일까지였다. 만기보장수익률은 8%,주식전환가격은 8623원. 따라서 6월13일까지 주식으로 바꾼 투자자는 8623원에 주식을 받았고,그대로 보유한 투자자는 만기시점 원금에 8%의 이자를 얹어 돌려받았다.

그런데 당시 데이콤 주가는 주당 1만6000원으로 전환가격보다 86%가량 높았으므로 CB를 만기까지 보유하는 것보다 주식으로 전환,차익을 남기고 파는 게 훨씬 수익률이 높았다.

이 때문에 데이콤 CB 투자자들은 거의 100% 전환청구권을 행사했다.

데이콤에 따르면 유일하게 행사하지 않은 투자자는 K씨 한 명에 불과했다. 전환청구 시점을 깜빡 잊고 있던 K씨는 뒤늦게 알고 회사측에 전환을 요청했으나 이미 때는 늦었다. K씨는 한 달뒤 만기시점에 원금 7억원에 이자 5600만원만 돌려받았다. 만약 K씨가 CB를 주식으로 바꿨다면 원금 7억원에다 6억원 가까운 차익을 챙길 수 있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