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환율방어 무리수' 또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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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재정경제위원회는 15일 오전 권오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을 불러 이례적으로 비공개 회의를 열었다.
회의장 입구에선 청원 경찰이 의원들과 일부 재경부 관계자 외엔 출입을 엄격히 통제했다.
회의 자료도 번호가 매겨져 여야 재경위원들에게만 한정 배포됐다.
이날 비공개 회의 안건은 재경부의 '외국환 평형기금(외평기금) 운용 실태 보고'.작년 말 현재 18조원에 달하는 누적 적자를 내 도마 위에 오른 외평 기금의 실태와 대책을 듣는 회의였다.
외평 기금은 정부가 외환시장 개입용 재원을 조달하는 창구.때문에 운용 실태가 공개되면 우리 정부의 환율개입 정도가 노출되는 만큼 비공개 회의로 진행된 것이다.
어쨌든 이날 회의에선 막대한 외평기금 손실을 초래한 2003년 말~2004년 초 정부의 무리한 환율 방어가 뜨거운 논란의 대상이 됐다.
○눈덩이 외평기금 적자
외평 기금은 정부가 환율 하락을 막기 위해 시장에서 달러화를 사들일 때 재원으로 쓰는 기금이다.
주로 외평채(국채)를 발행해 조달한다.
문제는 이 외평기금 적자가 최근 1~2년 사이 급증한 것.2003년 2조9747억원이었던 누적 적자는 작년 말 17조8309억원으로 불었다.
이처럼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난 건 2003년 하반기부터 환율 급락을 막기 위해 사들인 달러화 가치가 계속 떨어져 엄청난 환차손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특히 당시 달러당 1200원대였던 환율이 속락하자 재경부는 달러화를 직접 매입하는 것 외에도 선물 시장에서 환 관련 파생상품(NDF·차액결제선물환)까지 거래했다.
이 파생상품 거래로만 외평 기금은 2004년 2조1610억원,작년엔 7246억원의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무리한 환율방어 논란
외평 기금의 막대한 적자 발생에 대해 일부 재경위원들은 감사원의 감사 청구를 주장하고 있다.
심상정 민주노동당 의원은 "궁극적으로 국민 부담으로 돌아올 외평 기금의 손실 원인을 명확히 규명하고 사태 재발을 막기 위해서도 감사원의 철저한 감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재경위 소속 한나라당 의원들도 대부분 감사원 감사에 동조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재경부는 외평 기금의 적자 확대를 초래한 2003년 말~2004년 초의 달러화 매수는 불가피했다고 항변했다.
당시 외평기금 개입에 따른 환율 안정에 힘입어 두자릿수 수출 증가가 가능했고 그나마 경제 성장을 유지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특히 외평 기금에 대한 감사원 감사엔 난색을 표명하고 있다.
진동수 재경부 제2차관은 "감사를 받으면 정부가 더 이상 외환 시장에 개입할 수 없게 된다는 점을 간파한 환투기 세력들이 공격해 올 수 있고 정부의 과거 외환시장 개입 정도가 드러나면 한국은 환율 조작국이란 오명을 쓸 수 있다"고 말했다.
국회 재경위는 이날 감사원 감사 청구 등에 대해 결론을 내지 못하고 26일 재논의키로 했다.
차병석·김인식 기자 chabs@hankyung.com
회의장 입구에선 청원 경찰이 의원들과 일부 재경부 관계자 외엔 출입을 엄격히 통제했다.
회의 자료도 번호가 매겨져 여야 재경위원들에게만 한정 배포됐다.
이날 비공개 회의 안건은 재경부의 '외국환 평형기금(외평기금) 운용 실태 보고'.작년 말 현재 18조원에 달하는 누적 적자를 내 도마 위에 오른 외평 기금의 실태와 대책을 듣는 회의였다.
외평 기금은 정부가 외환시장 개입용 재원을 조달하는 창구.때문에 운용 실태가 공개되면 우리 정부의 환율개입 정도가 노출되는 만큼 비공개 회의로 진행된 것이다.
어쨌든 이날 회의에선 막대한 외평기금 손실을 초래한 2003년 말~2004년 초 정부의 무리한 환율 방어가 뜨거운 논란의 대상이 됐다.
○눈덩이 외평기금 적자
외평 기금은 정부가 환율 하락을 막기 위해 시장에서 달러화를 사들일 때 재원으로 쓰는 기금이다.
주로 외평채(국채)를 발행해 조달한다.
문제는 이 외평기금 적자가 최근 1~2년 사이 급증한 것.2003년 2조9747억원이었던 누적 적자는 작년 말 17조8309억원으로 불었다.
이처럼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난 건 2003년 하반기부터 환율 급락을 막기 위해 사들인 달러화 가치가 계속 떨어져 엄청난 환차손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특히 당시 달러당 1200원대였던 환율이 속락하자 재경부는 달러화를 직접 매입하는 것 외에도 선물 시장에서 환 관련 파생상품(NDF·차액결제선물환)까지 거래했다.
이 파생상품 거래로만 외평 기금은 2004년 2조1610억원,작년엔 7246억원의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무리한 환율방어 논란
외평 기금의 막대한 적자 발생에 대해 일부 재경위원들은 감사원의 감사 청구를 주장하고 있다.
심상정 민주노동당 의원은 "궁극적으로 국민 부담으로 돌아올 외평 기금의 손실 원인을 명확히 규명하고 사태 재발을 막기 위해서도 감사원의 철저한 감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재경위 소속 한나라당 의원들도 대부분 감사원 감사에 동조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재경부는 외평 기금의 적자 확대를 초래한 2003년 말~2004년 초의 달러화 매수는 불가피했다고 항변했다.
당시 외평기금 개입에 따른 환율 안정에 힘입어 두자릿수 수출 증가가 가능했고 그나마 경제 성장을 유지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특히 외평 기금에 대한 감사원 감사엔 난색을 표명하고 있다.
진동수 재경부 제2차관은 "감사를 받으면 정부가 더 이상 외환 시장에 개입할 수 없게 된다는 점을 간파한 환투기 세력들이 공격해 올 수 있고 정부의 과거 외환시장 개입 정도가 드러나면 한국은 환율 조작국이란 오명을 쓸 수 있다"고 말했다.
국회 재경위는 이날 감사원 감사 청구 등에 대해 결론을 내지 못하고 26일 재논의키로 했다.
차병석·김인식 기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