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6일 연속 하락했다.지난 주말에는 금속 가격까지 떨어지면서 이를 단순한 호재로 받아들여야 할지 신흥자금 동반 이탈 등 후폭풍으로 와 닿을지 투자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 유가 하락..자연스러운 가격 조정

일단 최근의 유가 하락은 단기적으로 계절적 성수기가 지나감에 따른 자연스러운 조정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삼성증권 김경봉 연구원은 "유가가 한달 새 고점 대비 13% 하락하기는 했으나 현재 진행되고 있는 글로벌 경기를 바탕으로 판단했을 때 원자재 가격 급락을 예단하기에는 이르다"고 밝혔다.

기술적 분석상 유가가 고점대비 18달러 정도 하락한 58달러 수준을 벗어나지 않는다면 급락으로 해석할 필요는 없다는 설명이다.

원자재 가격의 연착륙은 인플레 압력 완화 요인.

감내할만한 수준의 가격 하락은 인플레 압력을 줄여주는 동시에 글로벌 수요가 심하게 훼손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김 연구원은 원자재 가격이 하락을 넘어 급락세로 진행될 경우 경기 둔화가 예상보다 심각할 수 있다는 시그널로 받아들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특별히 공급이 급증하지 않은 가운데 경기 침체로 원자재 수요가 감소하면서 타이트했던 수급에 균열이 생기고 상대적으로 공급의 가격 탄력성이 높지 않은 원자재 가격이 이를 선반영하는 것일 수 있다고 판단.

◆ 원자재·신흥증시 투자자금 비슷한 속성

한편 모건스탠리증권은 국제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원자재 펀드서 자금이 이탈할 경우 신흥증시에서도 자금이 빠져나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원자재 시장을 공략했던 자금과 한국 등 신흥증시에 투자하는 펀드들의 위험 속성이 비슷하기 때문.

그 근거로 코스피 지수와 원자재 가격간 상관관계가 높다는 점을 지적했다.(그래프 참조)

다우나 나스닥 지수와 달리 코스피는 국제유가나 금가격 등과 높은 상관관계를 가진다는 점에서 상품시장과 한국 시장에 유입되는 자금의 속성이 비슷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고 설명.


이어 원자재 가격 하락이 기업들의 마진 개선을 반드시 보장해 주지는 않는다면서 기업들의 수익성은 글로벌 수급이나 경쟁 환경 등에 더 큰 영향을 받는다고 꼬집었다.

글로벌 경기 둔화를 가정했을 때 영업 레버리지의 저하는 원자재 가격 하락에 따른 긍정적 효과를 갉아먹으면서 결과적으로 투기성 자금들이 점진적으로 원자재 시장을 떠날 수 있다고 전망.

이러한 시나리오하에서는 신흥시장 펀드들 역시 유사한 패턴을 보일 수도.

높은 변동성이나 외부 경제에의 의존도 등을 감안할 때 성장 둔화가 신흥시장에 미칠 영향이 더 크다는 점도 지적했다.

◆ 조정국면 연장도 감안해야

한화증권은 상품시장의 약세에 대해 경기 후퇴를 예고해주는 변화로 확대 해석하고 있지는 않지만 최소한 증시의 상방향 움직임을 제한하는 변수임은 분명하다고 평가했다.

만기일 전후 수급 교란과 위안화 절상 압박에 대한 경계감이 해소되기 전까지 이러한 부담 요인들로 조정 국면의 깊이와 폭이 확대될 수 있음을 경계.

다만 장기 상승추세는 유효하다는 점에서 불확실성 해소시 부각될 수 있는 IT와 자동차 등 수출 관련 대형주를 중심으로 비중을 확대할 필요는 있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