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금리가 인상 기조로 들어서기 시작한 지난해 10월 이후 1년여간 시중은행들은 대출금리보다 예금금리를 더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 인상과정에서 대출금리를 예금금리보다 더 올려 예대마진을 확대하는 것이 일반적인 관행이지만 이번 금리 인상기에는 은행간 경쟁이 격화되면서 반대 현상이 관측된 것으로 보인다.

12일 한국은행의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 동향에 따르면 콜금리가 인상되기 시작한 지난해 10월 이후 7월까지 예금금리 인상폭이 대출금리를 크게 상회했다.

가장 포괄적인 대출금리에 해당하는 대출평균금리(신규취급분 기준)는 지난해 9월 연 5.61%에서 올 7월 6.10%로 0.49%포인트 올랐다.

같은 기간 가계대출금리는 연 5.50%에서 5.95%로 0.45%포인트, 주택담보대출금리는 5.36%에서 5.79%로 0.43%, 중소기업대출금리는 연 5.77%에서 6.27%로 0.50%포인트 상승했다.

대출금리 중에서도 일반 금융소비자들과 가장 접점이 큰 주택담보대출 인상폭이 가장 작았다.

이는 지난해 하반기 및 올 상반기에 은행들이 외형 확대 경쟁의 와중에서 주택담보대출 시장을 적극 공략하면서 금리 할인폭을 확대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에 비해 예금금리 중 가장 포괄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는 저축성수신평균금리는 지난해 9월 연 3.80%에서 올 7월 연 4.46%로 0.66%포인트 상승했다.

순수저축성예금은 연 3.70%에서 4.39%로 상승폭(0.69%포인트)이 더 컸으며 이중 정기예금금리는 3.70%에서 4.40%로 가장 많이(0.70%) 올랐다.

결국 소비자 체감도가 가장 큰 정기예금금리가 0.70%포인트 오르는 동안 역시 서민 접점이 넓은 주택담보대출금리는 0.43%포인트 상승하는데 그쳤다.

같은 기간 콜금리는 연 3.25%에서 4.25%로 1%포인트, CD(양도성예금증서) 금리는 0.93%포인트 올랐다.

은행권 대출 상품 대부분이 CD금리와 연동해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은행들이 우대금리를 강화하는 형태로 CD금리 인상분의 절반 가량을 상쇄해버렸다는 설명이 가능하다.

한국은행은 8월에 다시 콜금리를 인상했지만 8월 금융기관의 가중평균금리는 이달 말에나 산출될 예정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선 은행들이 대출금리를 예금금리보다 더 올리는 등 회귀 작업을 진행 중이다.

지난달 대출평균금리는 연 6.10%로 전월대비 0.12%포인트 올라가는 동안 저축성수신 평균금리는 연 4.46%로서 전월대비 0.02%포인트 낮아졌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말과 올 초에 은행들이 외형경쟁을 벌이면서 콜금리 인상에 따른 대출금리 인상분을 상당 부분 흡수했지만 앞으로 당분간은 대출금리 인상폭이 예금금리보다 커지는 과정을 겪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박용주 기자 spee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