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적·문화를 불문하고 창의성 높은 디자이너를 발굴해 이탈리아 전통과 접목한 것이 '에드라(Edra)'를 세계적 명품 가구회사로 성장시킨 비결이다."

세계 가구업계로부터 '현대가구 디자인의 아이콘'으로 불릴 만큼 독창성을 평가받는 이탈리아 가구 브랜드 에드라를 이끌어온 아트디렉터 마시모 모로치(65)가 국내 여성 디자이너 모임인 WDINet(회장 박영순) 초청으로 방한,최근 연세대에서 강연을 가졌다.

그는 "흔히 말하는 '이탈리안 디자인'은 이탈리아인들의 디자인 능력을 일컫는 것이 아니라 세계 각지 디자이너들의 역량을 이탈리아 장인의 솜씨로 제품화하는 '조직 능력'에 있다"고 강조했다.

그가 예를 든 브라질 출신 디자이너인 캄파냐 형제를 발굴한 과정이 이채롭다. 모로치는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는 브라질 기자에게 연락해 디자인 관련 전문가의 연락처를 얻어내고 이후 여러 사람과 연결을 거쳐 마침내 이들 형제와 직접 통화하기에 이르렀다.

캄파냐 형제는 이 회사에 채용돼 빨간 줄로 뒤덮인 의자를 고안했다. 이후 이탈리아의 가구 장인인 조제페씨의 마무리를 거쳐 제품화했으며 현재는 세계적 베스트셀러가 됐다.

에드라는 20여년 전 교외의 작은 가구 회사로 출발했으며 지금은 디자인에서 남들이 흉내낼 수 없을 정도의 독보적인 가구업체로 성장했다.

건축가 출신인 모로치는 에드라 설립 때부터 관여해 지금까지 이 회사의 디자인 방향을 지휘하고 있다.

그는 "현재 중국 디자이너들과 작업을 시작하려고 구상 중이고 이번 방문이 한국문화 및 한국 디자이너들을 알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현지 기자 nuk@hankyung.com